기사 메일전송
공정위가 밝힌 LPG가격담합 조사과정
  • 이호돌 기자
  • 등록 2009-12-04 18:27:44

기사수정
  • 민생관련 분야 담합 최대한 엄중조치
공정거래위원회는 E1, SK가스,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국내 6개 LPG 공급회사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6년동안 LPG(프로판, 부탄) 판매가격을 담합해 온 사실을 적발하고, 2일부로 시정명령과 총 668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LPG(액화석유가스)는 프로판과 부탄으로 구분된다. 프로판은 도시가스(LNG)가 보급되지 않은 730만개의 가정·식당 등에서 취사·난방용 연료로, 부탄은 230만대의 택시·장애인 승용차·승합차의 수송용 연료로 주로 사용된다.

LPG 국제가격은 2007년 12월을 고점으로 진정됐음에도 국내 LPG 판매가격은 2008년 1월 이후에도 높게 형성되고 있었다. 이런 점에 의혹을 갖게된 공정위는 우선 2008년 4월에 수도권의 충전소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실태조사 결과, 국내 LPG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주된 요인은 LPG 공급회사들의 가격인상임을 확인하고, 2008년 6월 10일 6개 LPG 공급회사를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하면서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

LPG 공급회사들은 2003년 1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적용된 LPG 판매가격을 매월 총 72회에 걸쳐 결정하면서, 사전에 정보교환과 의사연락을 통해 동일한 수준으로 결정했다. 일부 회사는 2008년 12월 이전에 담합을 중단했다.

수입사인 E1과 SK가스는 가격결정업무 담당자간의 전화연락 또는 모임을 통해 서로 상대방 가격을 사전에 확인했다.

또는 가격 변동폭에 관해 협의한 후 자신들의 LPG 판매가격을 동일한 수준으로 결정해 왔는데, 72회에 걸쳐 이루어진 가격결정 결과 양사간 평균격차는 프로판과 부탄 모두 kg당 0.01원이었다.

프로판은 SK가스가 0.01원 낮았고, 부탄은 E1이 0.01원 낮았다.

특히 프로판의 경우 2003년 1월부터 2007년 3월까지의 가격(51회)은 두 회사간의 격차가 획일적으로 0.2원이었고, 2007년 4월부터 2008년 5월까지의 가격은 1회를 제외하고는 두 회사 모두 완전히 동일했다.

E1과 SK가스는 자신들의 LPG 판매가격을 결정한 직후, 거래관계가 있는 정유사들에게 자신들의 LPG 가격을 팩스 등을 이용해 통보해 주었고, 수입사로부터 가격정보를 통보받은 정유사들은 수입사의 충전소 판매가격을 손쉽게 인지할 수 있었다.

SK가스는 정유사와의 거래에 적용되는 가격 이외에 자신의 충전소 판매가격을 함께 통보해 주었다. 이에 따라 SK가스로부터 가격정보를 통보받는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S-OIL은 SK가스의 충전소 판매가격을 곧바로 인지할 수 있었다.

SK가스의 정유사에 대한 LPG 판매가격은 SK가스의 충전소 판매가격에서 26.979원 또는 55원 공제된 금액이다.

E1은 정유사들에게 자신과 해당 정유사와의 거래에 적용되는 가격만 통보해 주었지만, E1으로부터 그 정보를 통보받은 정유사들도 E1의 충전소 판매가격을 손쉽게 인지할 수 있었다.

GS칼텍스와 E1은 자신들끼리의 거래에 적용되는 가격을 ‘E1의 충전소 판매가격에서 26.979원 또는 55원 공제한 금액’으로 하기로 했다. 따라서 GS칼텍스는 E1으로부터 통보받은 가격에 26.979원 또는 55원을 더하기만 하면 E1의 충전소 판매가격을 금방 인지할 수 있었다.

현대오일뱅크·S-OIL과 E1과의 거래에 적용되는 가격은 기본적으로 ‘E1의 충전소 판매가격에서 수송비 만큼 공제된 금액’으로 해 왔다. 수송비는 최소한 가격자유화(2001년) 이후에는 kg당 26.979원으로 LPG업계에서 정해져 있었다. 따라서 현대오일뱅크와 S-OIL도 E1으로부터 통보받은 가격에 26.979원만 더하기만 하면 E1의 충전소 판매가격을 인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가격 통보에 따라 수입사와 정유사의 충전소 판매가격 차이는 없거나 매우 근소하게 유지됐다.

2003년 1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SK에너지의 가격은 SK가스의 가격과 완전히 동일했다. 2003년 1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현대오일뱅크의 가격은 E1이나 SK가스 가격과의 평균격차가 0.3원 수준에 불과했다. 2003년 1월부터 2007년 6월까지 GS칼텍스의 가격은 E1 가격과의 평균격차가 0.1원 수준이었다.

2003년 1월부터 2008년 5월까지 S-OIL의 가격은 E1 가격과의 평균격차가 1.9원, SK가스 가격과의 평균격차가 1.8원 수준에 불과했다.
결국 수입2사와 정유4사는 가격자유화 이전부터 존재했던 자신들간의 LPG 거래를 LPG 공급사간의 공동의 가격결정을 형성·유지시키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다.

LPG 공급사들은 공동으로 결정한 LPG 판매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경쟁회피 방안을 마련해 시행했다.

LPG 공급사들은 충전소에 대해서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거래처를 확대해 나가는 지극히 정상적인 경쟁을 ‘거래처 침탈’이라고 표현하면서, 그러한 ‘거래처 침탈’은 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시행했다.

장기공급 계약이 체결돼 있지 않은 거래처에 대해서도 단기간에 저가로 LPG를 판매하는 경우가 있는데, 수입2사는 그러한 거래를 ‘Spot 거래’라 불으면서 합의를 통해 ‘Spot거래’를 중단했다. 정유사의 ‘Spot 거래’도 억제될 수 있도록 정유사의 잉여 LPG를 구매해 줬다.

LPG 공급사들은 상대방을 경쟁자 보다는 ‘동반자’로 여기면서, ’가격경쟁/물량경쟁 자제’ 등을 영업전략으로 채택·시행했다. 어떤 회사의 경우는 LPG 공급사간의 ‘Win-Win Partnership 구축’ 문제를 영업부서의 성과목표로 삼아 관리해 왔다.

LPG 공급사들은 수시로 영업담당 임원급·팀장급 모임을 갖고, LPG 판매가격의 공동결정을 통한 고가유지, 경쟁자제 등에 관한 기존의 입장을 확인하면서 결속을 유지해 나갔으며, 공정위가 확인한 모임횟수만 보더라도 2003년 이후 20여건에 이른다.

공정위는 LPG 공급회사들의 이번 담합이 택시, 장애인의 승용차나 도시가스(LNG)가 공급되지 않은 취약지역의 가정과 식당에서 사용되는 전형적인 서민 생활필수품인 LPG를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해 공정거래법 집행과 관련해 사상 최고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엄중 조치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특히 민생관련 분야의 담합에 대해서는 관련규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최대한 엄중 조치할 계획이다.

TAG

프로필이미지

이호돌 기자 다른 기사 보기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도봉구, 공영주차장 조성으로 주차난, 주민민원 한 번에 해결 도봉구가 국철고가 도봉역 하부(도봉동 59-1)에 총 34면의 공영주차장을 조성했다. 국철고가 도봉역 하부 공영주차장(도봉동 59-1)구는 중고차매매상사의 점용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해당 부지를 공영주차장으로 조성하고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이번 공영주차장 조성으로 고가 하부의 어두...
  2. 택시업계 구인난에 노조가 기사 모집 홍보영상…임금도 공개 부산 법인 택시 업계가 코로나19 이후 심각한 구인난으로 존폐를 걱정하는 가운데 노조가 앞장서 택시 기사 신규 유입을 위한 홍보 영상을 만들어 눈길을 끈다.전국운수서비스산업노조 부산본부는 18일 유튜브 채널 '택시 0.2 TV'에서 '택시 기사들의 진짜 이야기'라는 제목의 동영상 예고편을 게재했다.추후 공개될 3편의 본영상에...
  3. 인천 부평구,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 추진 부평구(구청장 차준택)는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을 위해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을 추진한다. 부평구(구청장 차준택)는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을 위해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을 추진한다.대상지는 굴다리오거리, 부평구청사거리, 십정사거리 등 3개소의 교통사고 다발지점이다. 이들 대상지는 최근 3년간 모두 143건(굴다리오
  4. 광명시, 버스 정류소 새 단장으로 대중교통 활성화 나선다 광명시(시장 박승원)는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이동 편의와 안전을 위해 버스 정류소 개선 사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에너지 효율이 높고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대중교통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광명시, 버스 정류소 새 단장으로 대중교통 활성화 나선다시는 도비 30%를 지원받고 총 1억 4
  5. 고양시,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본격 시동 고양특례시(시장 이동환)는 시민들에게 편리하고 안정적인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24년 고양시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양시,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본격 시동시는 사업 시행을 위한 `고양시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운영 조례` 안이 이번 달 18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7월 중 공포하고 8월부
  6.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 지역 맞춤형 밀착 컨설팅으로 지원한다 정부는 이번 주부터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 계획을 수립 중인 광역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기 위한 ‘지역 맞춤형 밀착 컨설팅’에 나선다. 정부는 이번 주부터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 계획을 수립 중인 광역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기 위한 `지역 맞춤형 밀착 컨설팅`에 나선다.국토교통부는 지난달 8일 ‘사업제안 가이...
  7. 시흥시, 오이도역 환승센터 보행환경 개선 추진 완료 시흥시(시장 임병택)는 올해 총예산 2억 3천만 원을 투입해 대중교통 이용 수요가 많은 `오이도역 버스 정류소`의 보행환경 개선 사업을 완료했다.  시흥시, 오이도역 환승센터 보행환경 개선 추진 완료`오이도역 버스 정류소`는 연간 100만 명의 이용객이 이용하는데, 정류소 내 보도폭이 매우 좁아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큰 편이라 보
  8. 생명 위협하는 ‘도로 위 흉기’, 국민권익위에 신고하세요 최근 발생한 화물자동차 관련 사망사고와 도심 심야폭주 등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17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화물차 · 이륜차의 불법개조와 난폭운전 등 도로 위 공익침해행위에 대한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
  9. 국토교통부, “부천대장-홍대 광역철도 연내 조기착공” 국토교통부는 6월 18일 오후 사업시행자인 (가칭)서부광역메트로 주식회사(대표사 현대건설)와 대장-홍대선 광역철도 민자사업의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국토교통부는 6월 18일 오후 사업시행자인 (가칭)서부광역메트로 주식회사(대표사 현대건설)와 대장-홍대선 광역철도 민자사업의 실시협약을 체결했다.대장-홍대선의 시점인 홍대입구...
  10. 경기북부 동∼서 잇는 교외선, 올해 12월 운행재개 막바지 준비 완료 고양 대곡에서 양주 장흥을 거쳐 의정부까지 총 30.3㎞ 구간을 동∼서로 잇는 교외선의 12월 운행 재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고양 대곡에서 양주 장흥을 거쳐 의정부까지 총 30.3㎞ 구간을 동 · 서로 잇는 교외선의 12월 운행 재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경기도는 오는 12월 운행재개를 위한 마지막 단계인 지자체 관리...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