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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자동차 추가 논의하나
  • 강석우
  • 등록 2009-11-19 22: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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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측 "재협상·추가협상 언급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문제가 있다면 추가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한·미 FTA 문제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자동차 부분에 대한 재협상이나 추가협상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으나 정부는 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미 FTA는 2007년 6월 협상 타결 이후 의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미 행정부와 의회는 한국의 자동차 시장에 대한 개방 노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

◇ 자동차 문제 다시 논의하나

이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ㆍ미 FTA에서) 자동차가 문제가 된다면 다시 이야기할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무역 불균형'을 지적한 데 대해 이 대통령이 자동차 산업이 FTA에 걸림돌이 된다면 추가 논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FTA의 극적인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공식적으로 한ㆍ미 FTA 협상에 문제가 있다면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어서 `재협상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보다는 진전된 것으로 해석된다.

원론적 언급이지만 두 정상이 최근 정체국면에 빠져 있는 한ㆍ미 FTA의 `불씨'를 살렸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다. 아울러 한ㆍ미 FTA를 한ㆍ미 전략동맹 강화의 연장선상에 놓고 있음을 확인한 의미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미국 폭스 뉴스와의 회견에서 "전체적으로 이것(한ㆍ미FTA)은 미국 수출업자들에게 잠재적으로 훌륭한 협정"이라면서도 "효과적으로 다뤄지지 않은 경제 분야가 있다. 그것을 이 대통령에게 말할 것"이라고 언급, 한ㆍ미 FTA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자동차 분야 추가협상 가능성과 관련, "오늘로 봐서는 추가협의를 하는 것은 없다"면서도 "우리의 경우 대표적으로 농업, 미국은 자동차가 어려움이 많다고 하는데 이야기를 한번 해보라는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도 "이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에서 문제가 있다고 하니까 어떤 것을 가져오면 논의를 해보겠다는 뜻이지 재협상이나 추가협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사실 한ㆍ미 FTA의 재협상이나 추가협상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특히 한ㆍ미 FTA 협정문을 다시 뜯어고쳐야 하는 재협상은 국내 자동차업계를 비롯해 크나큰 반발에 부딪힐 것이 명약관화하다.

또 한국이 자동차 부분에서 양보를 한다면 한ㆍ미 FTA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서비스업, 농업 분야에서도 형평성 차원에서 미국의 자동차 협상 요구처럼 정부에 다시 협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 미국에 공 넘기기 해석도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한ㆍ미 FTA 비준동의안이 미국 의회의 벽 앞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어느 정도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의 경우 한ㆍ미 FTA 비준동의안이 올 4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2007년 6월 협상 타결 이후 의회 비준을 앞두고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오바마 행정부는 자동차와 쇠고기 분야에 대한 문제를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한ㆍ미 FTA 협정문에 따르면 미국은 3천cc 중소형차에 대해서는 2.5%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3천cc 이상 대형차는 3년에 걸쳐 철폐한다. 그러나 한국은 8%의 관세를 즉시 철폐한다.

미국은 그러나 한국이 연간 70만대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으나 미국산 자동차는 연간 5천대 정도만 수입하고 있다며 자동차 시장의 추가 개방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의료보험 개혁 및 실업사태 해결에 집중하고 있어 한ㆍ미 FTA가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것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게다가 내년 11월에는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어 민주당이 실업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시장개방 문제를 건드려 표를 잃는 계기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발언은 공을 미국 측에 넘겨 미국이 조속히 입장 정리를 하도록 하는 압박적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 의회가 무역 불균형 문제를 고려할 때 아시아를 한꺼번에 묶어 생각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 의회를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비준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미국 폭스 뉴스와의 회견에서 한ㆍ미 FTA가 내년에 비준 처리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직 미진한 부분을 2010년 초에 마무리할 수 있을지, 2010년 말에 마무리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는 질문자가 FTA 비준 시점을 `내년'이라고 특정해 물은 데 대한 답변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이 FTA 비준 시기를 내년으로 잡고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11개 국책연구기관은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와 관련, 장기적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6.0% 증가하고 자본축적·생산성 향상을 통해 34만 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향후 10년간 연평균 4억6천만 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직접투자(FDI)도 연평균 23억~32억 달러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지난해 GDP는 14조3천억 달러로 세계 1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며 우리나라와는 제2위 교역상대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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