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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전문지 기자단은 지난 22~23일 쌍용자동차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체어맨W 시승행사를 가졌다. 경춘고속도로를 거쳐 강원도 인제 백담사 등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체어맨W는 쌍용차가 회생의 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서도 고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내놓은 모델이어서인지 쌍용차의 자존심이 더욱 강렬하게 느껴졌다.
지난 1997년 출시된 후 10년 넘게 국산 대형 세단 베스트셀링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은 국내 초대형 세단인 체어맨W는 기존 모델에 비해 크게 21가지가 변경됐다. 외형적으로 큰 변화가 없어 처음에는 달라진 점이 없는 것 같지만 차량 곳곳 고객들 요구를 반영한 점이 돋보인다.
외형 이미지는 경쟁 업체들이 도입한 유선형 라인을 살리기 보다는 중후한 멋을 풍기는 박스형 차체 골격을 유지했다. 정통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풍채가 최근 수시로 변하는 트렌드를 나무라는 듯한 의연함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내부는 VVIP 고객들의 의견을 대폭 수용해 국내외 경쟁모델에 뒤쳐지지 않는 모던 이미지를 구축했다.
우선 앞좌석 헤드레스트 및 시트백 조정을 통해 뒷좌석 공간을 확대했을뿐 아니라 센터페시아, 도어트림 스위치 재질 변경, 기어노브 디자인 변경, 무드램프 밝기 최적화 등 고객들 요구를 적용했다. 룸미러 장착형 하이패스 시스템(ETCS)과 전동식 파워도어 시스템, 뒷좌석 고정식 시트 열선 기능도 추가했다.
또 기존 모델에 럭셔리 가죽시트와 도어 트림, 우드 그레인, 스웨이드 트림이 적용된 스페셜 에디션 버전인 `럭셔리 그레이 에디션'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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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공간에 따로 구비된 14인치 모니터를 통해 독립된 공간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점은 매우 매력적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내비게이션, 지상파DMB, 외부입력, USB, CD, DVD를 지원한다. 마이바흐 등 최고급 럭셔리 세단에 장착된다는 명품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고음부터 저음까지 높은 해상도로 재현한다. 특히 클래식 장르를 잘 소화해내며 DVD 재생시 공간감을 잘 살려준다.
옆집 눈치 때문에 소리를 제대로 켜지 못하는 홈시어터보다 차량 안에서 보는 영화감상이 더 즐거울 정도다. 뒷좌석에는 별도 LCD 화면과 안마기능(5.0모델), 전동식 블라인드 등 편의장치가 적용돼 호사스러울 정도다. 좋아하는 음악을 맛사지 기능이 장착된 좌석에 기대어 듣고 있으니 각종 업무 스트레스가 날라가는 듯했다.
경춘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힘차게 페달을 밟아 보았다. 3600CC급 엔진치고는 주행 안정감이 상당했다. 시속 120㎞ 이내까지는 노면의 진동이나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안정적인 주행면에서는 세계적인 벤츠의 파워트레인을 채택한 탓도 크지만, 초창기부터 중후한 드라이빙을 추구한 쌍용차의 색깔도 그대로 투영된 결과다.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적으로 유지해주는 오토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도 조작이 간편하다. 앞차와의 속도를 동일하게 유지한 채 운전대 오른쪽 레버에 위치한 ACC 버튼을 누르면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조작 없이도 그대로 주행했다. 버튼 옆 레버를 상하로 돌리면서 앞차와의 간격을 10m 단위로 조정할 수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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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어맨W는 시속 100㎞ 이상 고속주행때 오히려 땅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강했다. 30초 이상 고속주행때 차체를 자동적으로 25㎜ 낮춰주는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EAS)이 작동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쌍용차 측의 설명이다. 공기를 담은 서스펜션이 일정 시간 이상 속도에 따라 팽창과 이완을 하면서 부드럽게 차체를 조정해 준다는 것이다.
또 유럽 명차에 사용되는 NVH 개선방식을 국내 최초로 도입, 주행 시 노면에서 오는 충격 및 진동과 소음을 대폭 개선해 한층 완성된 승차감을 실현했다고 한다.
안전 주행을 위해 기존 모델에서 채택한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은 과감하게 뺐다. 잦은 경보음은 운전자에게 소음이 될 수 있기 마련이다. 대신 운전자 좌석에도 맛사지 기능을 추가해 졸음을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은 럭셔리 그레이 에디션 모델 3600CC가 7500만원, 리무진은 8840만원이다. V8 5000CC의 경우는 각각 8900만원과 1억 3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