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격 타파 큰 관심…준중형 경쟁 한층 치열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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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가 지난 22일 '라세티 프리미어'의 배기량을 1800cc로 높인 고성능 준중형 세단을 내놨다.
지난 1995년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1.8'이 단종된 이래 준중형급에서 1800cc 배기량은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었다. 성능보다는 가격을 중시했던 당시 준중형차 구매자들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가격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던 준중형 시장에서 라세티 프리미어 1800cc가 성공할 지 큰 관심이다.
GM대우가 다음 달 출시할 '라세티 프리미어 ID(아이디·이하 라세티 ID)’는 1800cc 에코텍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이전에 나온 배기량 기준 1600cc 차량과 모양과 크기는 똑같지만 가속능력이 20% 향상되는 등 엔진의 힘이 더 좋아졌다.
동일한 차체를 쓰지만 배기량이 더 늘어나다보니 같은 양의 휘발류를 쓰고도 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다. 각종 흡·배기 최적화 기술이 적용돼 연비는 ℓ당 13.3km로, 기존 1600cc 모델(13km/ℓ)보다 높아졌다.
이처럼 GM대우가 배기량 크기를 달리한 차량을 내놓은 이유는 배기량 2000cc미만의 준중형 차량의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다섯 대 가운데 한 대는 중형차량이었지만 올해 들어선 준중형 차량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이 예전만 못한데다, 상대적으로 연료가 적게 드는 차를 선호한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가격대비 성능이 중요한 준중형 시장에서 낯선 고성능 1800cc 차량이 성공할런지는 미지수이다. 당연히 자동차업계의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GM대우의 결정은 다소 의아한 느낌"이라며 "일부 중형차에서도 1800cc가 나오고 가격차도 크게 나지 않아 상품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외국 자동차 시장을 보면 1800cc급 준중형차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있다"면서 "고성능의 준중형차를 원하면서도 2000cc에는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M대우 관계자는 "라세티 ID의 강점은 뛰어난 주행성능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1600cc급에 비해 가속능력 등 성능이 대폭 강화돼 고성능 준중형차를 원하는 젊은 층의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게 내부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공개된 제원에 따르면 이 차의 최대 토크는 17.8kg.m, 최대 출력은 142마력이다.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2009년형 가솔린 모델이 최대 토크 15.5kg.m, 최대 출력은 114마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능 개선이 이루어졌다.
라세티 ID의 출시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 1611만~1854만원으로 책정됐다. 라세티 ID와 함께 출시되는 2010년형 1.6 가솔린 모델은 1348만~1814만원으로 전 모델에 비해 소폭 인상됐다.
1854만원짜리 최고급 사양의 경우 가격 면에서 중형차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GM대우의 중형세단 '2009년형 토스카' 2.0 모델은 2021만~2397만원이다. 라세티 ID 최고등급 모델과 토스카 가장 낮은 등급 모델의 가격차는 167만원에 불과하다.
릭 라벨 GM대우 부사장은 이날 라세티 ID를 선보이며 "기존 1.6ℓ 가솔린, 2.0ℓ 디젤모델과 함께 선택의 폭을 넓혀 국내 준중형차 시장에서 GM대우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최근 국내 자동차 회사들의 신차 출시가 잇따른데 이어 GM대우도 새로운 차량을 내놓으면서 준중형 시장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