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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요금 10년새 '반토막'…기름값은 2.6배 올라
  • 이호돌 기자
  • 등록 2009-08-06 21: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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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상의, 택배업체 난립으로 채산성 악화 심각
 
지난 10년간 차량 연료인 경유값은 2.6배가 올랐지만 택배단가는 오히려 절반 가까이나 떨어져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6일 '택배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 보고서를 통해 지난 10년간 경유값은 540원(1999년 평균)에서 1408원(이달 현재)으로 2.6배가 올랐지만 택배단가는 4070원에서 2350원으로 오히려 42.3% 하락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택배단가 하락은 영업소 수수료 인하로 이어져 택배사원의 근로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이는 서비스 불량으로 나타나 고객의 불만을 크게 증가시키는 악순환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택배업 종사자의 이직률은 20∼30%에 달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또 "인터넷 쇼핑몰 등 전자상거래가 큰 폭으로 성장해 택배물량은 급증했지만 화물차 증차 제한 때문에 차량 수급난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택배용 차량은 약 6500대가 부족한 상태이며, 연간 20%의 택배물량 증가율을 감안하면 매년 3000대 이상의 증차가 필요하다는 것이 대한상의측 판단이다.

보고서는 "현재 택배업체가 난립하고 있어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보다는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저가공세로 생존경쟁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서비스경쟁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서비스 차별화 방안으로는 △지정시간 집배송 △영업소 및 택배사원 직영화 비율확대 △표준 요율제 시행 △화주와 서비스약정제 실시 △택배사원 자격제 운영 △택배교육 의무화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차별화 노력과 더불어 택배시설, IT 등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성 제고노력도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미래의 성장동력원 확보를 위해 녹색물류체계로의 전환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택배사원에 대한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해 기초 근로환경을 안정시키는 노력과 함께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택배산업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이를 규정하는 법규 및 통계가 없어 산업의 실상을 파악하기 어렵다"며 '택배업의 업종지정', '정부통계작성 의무화', '운임표 갱신 정례화' 등을 제안했다.

특히 '차량증차제한'과 '주정차 단속문제' 등 택배산업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주정차 가능지역을 확대하도록 법을 개정했으나(2008년 6월) 세부안 미비로 지자체별로 자의적인 단속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모든 지자체가 일률적용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실제로 배송기사의 주정차 벌과금은 월평균 3만2000원 수준으로 월소득의 1.8%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보고서는 안정적 성장기반 육성을 위한 '외국인 고용허용', '도심터미널 등 경영자원에 대한 투자지원', '자율요금제(현행)에서 표준요금제로 전환검토' 등을 제안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현재 택배산업 종사자가 4만5000명에 달하고 매년 관련 일자리를 4∼5000개 만들어 내는 고용 주도산업"이라며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을 통해 튼튼한 장치산업으로 키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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