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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사장 바뀔때마다 비전 선포?
  • 강석우
  • 등록 2009-08-03 18: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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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써 3번째 비슷한 전략 내놔 눈가리고 아웅
 
코레일이 또 중장기 비전을 선포했다.

지난 2005년 철도청에서 공사로 전환한 후 벌써 3번째다. 코레일은 이철 전 사장 시절인 2006년 1월 공사 창립 1주년 `글로벌 종합수송그룹` 중장기 비전에 이어 작년 10월 강경호 전 사장이 `에코 레일 2015` 비전을 선포한 지 1년도 안 돼 신임 허준영 사장 체제를 맞아 3일 `세계 1등 국민철도` 비전을 발표했다.

사장이 바뀔 때마다 비전을 선포하다 보니 코레일은 정확히 14개월, 거의 1년마다 한 번씩 중장기 성장전략을 새로 내놓는 셈이 됐다. 이 때문에 매년 7000여억 원씩 적자 누적으로 경영합리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낙하산 사장의 `실적 과시용 비전 선포`에만 급급한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비전 선포를 통해 코레일은 앞으로 사업영역을 문화생활서비스ㆍ종합 물류ㆍ국내외 개발 등으로 확장해 오는 2012년까지 매출액 5조1000억원, 영업흑자 11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삼성 LG 포스코 등 대기업과 `저탄소 녹색 마일리지 협약`을 체결해 물류수송 분담률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코레일은 이번 비전 선포를 위해 지난 4월 20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서울대 조동성ㆍ이동기 교수, 배우 윤석화 씨 등 외부 자문위원을 초빙해 3개월여 만에 결과물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작년에 발표된 `에코 레일 2015` 비전과 내용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다. 문화생활서비스 사업 확대라는 것도 정부와 공동 추진 중인 서울역사 북부역세권 개발 등을 포함시킨 결과물이다.

철도화물 수송분담률을 현재의 6% 선에서 15%로 끌어올리겠다는 것도 정부 녹색성장위 계획에 따른 것으로 자체 실천전략과는 상관이 없다.

특히 적자투성이인 인천공항철도 인수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내용을 발표하지도 않았다. TF 관계자는 "그 건은 다른 팀에서 하고 있다"며 내용을 모른다고 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비전은 새로 사장이 오면 조직을 잡기 위해 연례 행사처럼 으레 내놓는 것"이라며 "근본적인 것은 건드리지 않고 형식적인 틀만 바꾸는 비전 선포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공기업 합리화 목표가 2012년까지인데 작년 비전은 2015년을 목표로 하고 있어 새롭게 비전을 내놓은 것"이라며 "작년 10월 비전은 2015년까지 장기 계획이고, 이번에 발표한 것은 2012년까지 중기 계획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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