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M대우, 일단은 살아남았지만 당분간 큰 어려움 예상
<현대기아차,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 전망>
101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GM이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GM의 파산보호신청으로 GM대우를 포함한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GM대우는 일단 굿GM(우량 자산)으로 분류돼 새로 출범하는 뉴GM에 포함돼 살아날 수 있게 됐다.
GM이 향후 친환경, 소형차로 승부를 걸기로 한 상황에서 GM대우는 GM내 입지가 오히려 강화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GM의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 중 1/4 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GM대우는 차량 생산 감소로 인해 당분간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GM은 지난해에 6만2000명이던 공장 근로자 수를 내년 말까지 4만명으로 줄이고, 전세계 6246개에 이르는 딜러망을 내년까지 3600개만 남기고 42%인 2600개를 내년까지 줄일 예정이다.
GM대우는 판매량의 90% 가량을 시보레 등의 브랜드로 GM의 전 세계 판매망을 통해 150개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GM본사의 대폭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해 판매망이 감소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GM대우는 지난해 전체 완성차 판매물량 88만대 중 내수는 13.2%인 11만 6000대에 그친 반면 수출은 76만 5000대로 86.8%에 달했다.
GM대우의 지난달 공장가동률은 50% 수준에 그쳤는데 GM의 파산보호신청으로 가동률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GM대우가 굿GM에 편입되더라도 차량 판매 감소로 인해 일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GM대우는 종업원이 모두 1만 6000명에 이르고 있다.
GM대우는 특히, 법원의 최종 승인 절차를 거쳐 GM으로부터 독립된 New GM으로 출범하는데 필요한 2~3개월 동안 수출 감소로 인한 타격이 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GM대우의 공장가동률이 떨어질 경우, 협력업체들 역시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GM대우의 협력업체는 1차 협력업체 300여곳이고, 2,3차 협력업체는 수천개에 이른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자금지원 여부은 GM대우의 생존에 직결된 요소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GM대우는 2월 초에 산업은행에 1조원 가량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산업은행은 미국 정부의 GM 처리방향을 보고 지원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자금지원을 미뤄왔다.
GM대우 지분은 GM측이 72%를 갖고 있고, 산업은행은 나머지 28%를 소유하고 있다.
GM의 파산보호신청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지원여부와는 무관하게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만큼 빅3의 전세계 시장점유율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GM의 전세계 시장점유율(판매량 기준)은 지난 2006년 13.7%에서 지난해 12.5%까지 하락했고 포드는 같은 기간 10%에서 8.3%로 급격히 하락했다.
반면 우리나라와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일본의 도요타는 12.9%에서 13.4%로, 현대기아차는 5.7%에서 6.3%로 점유율을 높였다.
올해 1분기(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제이디 파워(J.D. Power)와 각사 실적 종합)에 GM의 시장점유율은 10.1%, 포드는 8.1%로 더욱 하락한 반면, 현대기아차는 7.0%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GM이 파산보호를 신청한 만큼 시장점유율 하락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무래도 소비자들은 파산위기에 처한 업체의 차를 사지 않을 것으로 보여 현대기아차 등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GM의 대주주가 됨으로써 상대적으로 GM에 유리한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내에서 한국차 판매가 늘어날 경우 한국 메이커에 대한 미국내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될 수 있고, 통상마찰 문제로까지 심화될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