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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2층이나 문 6개면 어떨까"
  • 국정넷포터 한우진
  • 등록 2005-07-25 21: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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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15일이면, 서울~수도권에 전철이 개통된지 만 31년이 된다.

1974년 첫 개통된 수도권 전철은 인천과 수원을 잇는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전철'과 서울역과 청량리를 잇는 서울시의 '지하철'이 함께 개통되었으며, 처음부터 두 노선을 하나의 노선처럼 운행하는 '직결운행'을 실시하였다. 이 같은 직결운행은 승객의 환승불편을 덜어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운행방법이다.

31년의 역사를 가진 만큼, 차량의 역사도 다양한데, 전동차 바닥에서 열이 뿜어져 나오는 '저항제어방식'에서 첨단 반도체 소자를 이용하여 전동차의 모터를 제어하는 'VVVF제어방식'으로 진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개통 초기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으니 바로, 전동차의 접객 부분이다.

접객부분이란, 승객이 실제 탑승하는 부분을 말하는 것으로써, 출입문, 차내 공간, 시트(의자) 등이 모두 포함된다.

지금까지 서울~수도권 전철에서 운영되어 온 전동차는 길이 20m, 폭 3.12m, 바닥면 높이 1.15m의 대형전동차로서, 한쪽 면에 폭 1.3m의 출입문이 4개 달리고, 좌석은 7인용의 길다란 시트(롱시트)가 세로 방향으로 배치된 형태이다. 이러한 형태는 그 동안 변하지 않았다.

이렇게 오랫동안 변하지 않다보니 문제도 많았다. 버스와 달리 롱시트만을 고집한 것도 문제이고, 전동차 1량에 착석인원이 54명에 불과하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랫동안 서서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노선이 짧았던 예전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지금은 전철이 천안까지 연장되어, 장거리 노선을 달리는 시대인데도, 이러한 좌석형태가 변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

또한 한쪽에 문이 4개에 불과하다보니, 혼잡한 출퇴근시간에는 사람들이 전동차를 타고 내리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서, 열차가 지연되기 일쑤이다. 따라서 지하철 개통 31년을 맞은 지금, 보다 다양한 형태의 전동차를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철도선진국인 일본에서는 다양한 전동차를 운행하여 승객의 편의를 돕고 있다. 한 예로 2층 열차가 있는데, 전동차를 상하로 쪼개서, 좌석을 설치한 것이다. 따라서 차내에는 계단이 존재하게 된다.

차량이 2층이 되면, 무게중심이 높아진다거나, 터널에 부딪힐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전동차를 2층으로 만드는 원리는 바닥의 부품과 천장의 에어컨을 옆으로 보낸 후 그 부분에 2개 층의 접객부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차량의 높이는 동일하다. 따라서 터널 같은 것을 고칠 필요 없이, 그대로 달릴 수 있다. 2층 버스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2층 열차의 가장 큰 장점은 좌석수가 늘어나는 것인데, 일본 동경에는 한번에 1천명을 착석시켜서 운행하는 전철도 있다고 한다. 올해 초 개통된 경부선 전철을 이용하면 천안에서 서울까지 전철로 올 수 있지만 오랫동안 서서 와야 하는 것은 상당히 고통스럽다. 하지만, 2층 열차 같이 좌석이 많은 전동차를 이용한다면 승객들이 보다 편안하게 통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본 동경의 대표적 혼잡 구간인 야마노테선(山水線, 동경의 순환전철, 우리나라의 지하철2호선에 해당)을 달리는 전동차 중에는 한쪽 면에 문이 4개가 아닌 6개가 달린 차량도 있다.

우리나라 서울지하철의 경우 2호선이나 4호선 혼잡구간에서는 뒤에 따라오던 열차가 앞 열차가 빠져나가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앞 열차가 승객을 빨리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6문 차량은 승객이 보다 빨리 타고 내릴 수 있어서, 승객 취급 시간이 단축된다. 결국 후속열차가 신호대기로 기다리는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신호대기가 잦은 우리나라 혼잡노선에서 도입을 검토해볼만 하다.

특히 이러한 6량 차량은 내부의 좌석도 혼잡시간에 접을 수 있는 접이식으로 되어 있어, 보다 많은 승객이 탈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접이식 좌석은 우리나라의 서울지하철공사 1호선 차량 일부에 시범적으로 도입되어 있는데, 혼잡이 심한 노선 중심으로 확대운영을 고려해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크로스시트의 도입도 고려해볼 수 있다. 크로스시트를 이용하면, 좌석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고 진행방향의 옆으로 앉아야 하는 어려움도 해소가 가능하다.

31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수도권 전철-지하철은 시민의 발로써, 국가경제발전의 견인차로서 큰 역할을 해왔다. 앞으로 장거리 광역전철이 개통되고 급행열차가 도입되는 등 많은 변화가 계속될 것이므로 차량도 승객편의에 맞게 더욱 진화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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