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택배업계가 앞으로 퇴출과 M&A 등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택배산업 전환점에 서다'라는 특별보고서에서 "국내 택배산업이 그동안 초고속 성장기를 거쳐 최근까지 혹독한 출혈경쟁이라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며 "앞으로는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저성장 국면과 과점구도를 형성하게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신평은 따라서 "택배업체가 퇴출당하거나 매각되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국내 택배산업은 지난 20년간 고속성장하며 2008년 기준 약 2조 6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했다. 1998년 외환위기나 2003년 신용카드대란 때도 10%대의 물량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2000년대 초부터는 홈쇼핑과 전자상거래 시장이 확대되며 국내 택배업계의 외형이 재차 급성장했지만 이로 인해 업계 경쟁이 심화되며 수익성이 급속도로 나빠졌다.
한신평은 "이미 규모의 경제를 이룬 선두권 소수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올해도 부진한 수익성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가 기업 택배사업에 참여한 것을 비롯해 신세계(세덱스), 유진그룹(로젠), 동부그룹(동부익스프레스), 동원그룹(로엑스), 두산그룹(하나로) 등 대기업이 중견 업체를 인수하고 저가공세에 나서면서 과당경쟁이 촉발됐다.
국내 택배시장은 대한통운·CJ GLS·현대택배·한진 등 4개 대형업체가 절반이 넘는 50.2%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나머지 49.8%는 100여개가 넘는 대기업 계열 후발업체와 중소형 업체들이 나눠 먹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성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고 구조조정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동원택배가 사업을 정리했고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세덱스)가 한진택배에 매각됐다. 또 CJ GLS는 2년 전에 인수한 HTH를 흡수합병했다.
최형욱 한신평 연구위원은 "이 외에도 많은 중견업체가 계속되는 영업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M&A 시장에 나와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최 연구위원은 "중견업체는 영업적자를, 메이저업체도 1% 내외 영업수익률에 그치고 있다"며 "다만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과점체제로 진입하면서 단가인상이 이뤄지면 택배업 수익성도 바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