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스로지스틱스 대표 35살 임헌준씨는 지난 해 5월 지하철과 오토바이를 연계한 신개념 택배서비스 설명회를 개최한 뒤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일약 택배계의 총아로 떠올랐다.
지난 해 주요 신문들로부터 물류부문 '선진경영대상','서비스고객만족대상', '대한민국 문화경영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임씨의 신개념 택배서비스는 오토바이와 지하철의 연계운송방식으로 서울 도심권 물류를 균일가에 보다 빨리 운송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택배업계 최초로 차세대 인증기술인 RFID를 PDA에 장착한다는 설명도 빠지지 않았다. 젊고 건강한 모습으로 사업아이템을 설명하는 임씨의 모습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해보였다.
하지만 사원들을 모집한다며 주요 일간지와 인터넷 구직사이트에 대대적인 모집공고를 내면서부터 '이상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합격한 사원들을 상대로 '이행보조금'조로 수백만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정규직 초임 연 1800만원에 직무인센티브와 수당이 따로 나온다던 채용공고를 보고 응시했던 사람들은 이행보조금을 내라고 찍혀있는 합격통지서를 보고 당황했다. 돈을 내야 합격이 가능하다고 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던 피해자들은 '합격하고 보자'는 심정으로 돈을 입금했다.
임씨는 당초 사원들로부터 끌어모은 이행보증금을 자본 삼아 사업을 확장하려 했다. 그러나 풀릴 줄 모르는 경기침체에 사업수익은 예상했던 대로 나지 않았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퇴사하겠다는 사원들에게 이행보조금조차 환불해줄 형편이 안됐다. 사원들은 월급은 물론 일감조차 구경할 수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임 씨는 지난해 9월 말 취업사기 의혹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결국 300여 명의 사원들이 이행보조금과 월급 등을 요구하며 임씨를 사기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사건을 맡고 있는 종로경찰서는 "임씨가 처음부터 사기를 목적으로 사원들의 돈을 끌어들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변제능력이 없는데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해 수백 명의 피해자에게 십억 대의 손실을 입힌 것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임씨는 경찰조사에서 "의욕적으로 잘해보려고 했는데 손실이 메워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