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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체, 추석 대목 '호황속 불황' 속앓이
  • 이호돌 기자
  • 등록 2008-09-07 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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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체들이 1년중 최대 호황인 추석 대목을 맞아 '호황속 불황'을 겪고 있다.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정신없이 물건을 배달하고 있지만, 택배 업체가 난립하면서 출혈경쟁을 벌여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6일 택배 업계에 따르면 올 추석 기간 동안 택배 물량은 예년에 비해 20~30%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평소 물량에 비해서는 40%,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서는 20% 이상 택배 물량이 증가했다. 하지만 박스당 3천500원 수준이었던 단가가 2, 3년 만에 2천500원까지 떨어졌다. 일거리는 늘었지만 수익성 악화로 남는게 없다.

이번 추석 연휴 경우 2007년 5일, 2006년 최장 9일에 비해 턱없이 짧은데다, 일요일과 겹치면서 추석 선물 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택배업체들은 아르바이트생과 배달트럭·콜밴 등을 미리 구해놓는 등 겉으론 호황을 구가하는 것같이 보이지만 속사정은 크게 다르다. 업체간 경쟁으로 배달 단가는 수년째 떨어지고 있지만, 기름값 등 운송 경비는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추석 ℓ당 1천297원이었던 경유가격은 현재 1천678원까지 380원이 상승했다.

배달 차량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다. 2004년부터 사업용화물자동차와, 화물자동차운송사업(일반·개별·용달화물자동차운송업)과 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에 대한 신규허가를 제한해 오던 정부가 지난해 12월부터 만료되는 법의 시한을 오는 12월까지 1년 더 연장했기 때문이다. 차량 확보에 드는 추가비용이 많다보니 수익은 또 줄어든다.

한 택배회사 관계자는 "택배비 인상 없이는 더이상 사업유지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미 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조만간 택배업계에 구조조정의 회오리가 휘몰아 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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