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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에도 유류할증제 도입을"
  • 교통일보 종합
  • 등록 2008-06-18 08: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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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선 유류값 오를땐 화주·업자 6:4 고통분담
이번 화물연대 파업의 직접적 이유는 경유가 급등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화주·주선업체·운송업체 모두 유가 인상분을 화물차운전자에게 떠넘겨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화물차에도 항공이나 해운업처럼 유류할증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유류값이 오를 경우 그때 그때 운임에 반영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를 보자. 유가가 올 들어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 섰지만 일본에서는 화물차 업계가 정부나 화주들을 향해 '운송료를 올려 달라'고 주장하는 뉴스조차 찾아볼 수 없다. 그 배경에는 오른 기름값을 화물 운송료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시장원리와 협상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화물차 운송료는 한국과 일본 모두, 화주는 시장에서 가격 조건 등을 고려해 운송업체와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러나 운송업체가 유가 상승 등에 따라 가격을 올리려 할 때부터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의 경우 화물차 업자가 공급 과잉 상태여서 가격 인상이 여의치 않다. 때문에 화주나 정부에 무리하게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다 보니 파업 사태가 터지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화물차 업계의 운송료 인상을 화주들이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 받아들인다. 고유가로 인한 비용 증가분의 60%는 화주가, 나머지 40%는 화물차 업자가 분담하는 식이다.

고통 분담 비율은 기업별로 다르며, "무조건 못 올려 주겠다"고 버티는 화주는 거의 없다. 일본의 기업문화 속에는 상생 협력이 있는 것이다.

올 3월 일본 국토교통성이 내놓은 고유가 대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국토교통성은 '유가 상승분을 화물 운송요금에 적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명문 규정을 신설했다. 강제성있는 의무규정이 아니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유가 상승분이 운송요금에 적정하게 반영되도록 측면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게다가 일본 경유값은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다.일본의 휘발유나 경유값도 최근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처럼 국제유가 상승폭이 그대로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지는 않았다.

국제 유가는 올초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이후 지난달 말까지 30% 정도 올랐지만 같은 기간 일본의 국내 기름값은 10% 수준 오르는 데 그쳤다. 석유 시장의 자유 경쟁체제 덕택이다.

일본 정부는 2001년 정유 시장을 완전 자율화해 한국의 상표 표시제(폴사인제)와 같은 주유소 공급증명원 제도를 폐지했다. 이때부터 일본의 주유소는 아무 정유사에서나 기름을 공급받을 수 있었고, 심지어 외국에서도 직접 수입이 가능해졌다.

주유소에 대한 정유사의 지배권이 약해졌으며 국제 유가가 올라도 정유사는 함부로 가격을 올릴 수 없는 경쟁 체제로 바뀌었다. 실제 일본의 경유값은 6월 현재 ℓ당 약 150엔(1천500원)으로 한국(1천912원)보다 20% 이상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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