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아이 먼저 구해주세요' 차량 스티커, 구조에 도움될까
  • 하목형 기자
  • 등록 2023-10-01 10:37:44

기사수정
  • 구조대원 의견 엇갈려…"스티커 볼 여유 없어" vs "한번 더 수색하게 돼"
  • "안전 생각한다면 무엇보다 '카시트·안전벨트'가 우선"

 '위급 상황시 아이 먼저 구해주세요'


'아이 먼저 구해주세요' 차량 스티커, 구조에 도움될까

도로에서 이런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붙인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이가 타고 있어요'라는 문구를 붙인 차량은 더 많이 눈에 띄는데, '아이가 타고 있으니 조심해서 운전해 달라', '아이가 있으니 위급 상황 시 구해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이 먼저 구해주세요' '아이가 타고 있어요' 같은 스티커가 교통사고 등 위급상황 시 아이를 구조하는 데 얼마나 도움 될까.


1일 연합뉴스가 119구조대원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소방청의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SOP)에는 차량사고 시 아이가 탑승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스티커를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구조대원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스티커가 구조 활동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대원들도 있지만, 스티커가 있으면 더 신중하게 수색작업을 하게 된다는 대원들도 있었다.


전북소방본부 소속으로 약 15년간 구조대에서 활동했던 박기배 소방위는 "차량사고 현장에서는 스티커 문구를 확인할만한 시간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차량사고 현장에 2천회 이상 출동했다는 박 소방위는 아이와 관련한 문구가 구조 작업에 실제로 도움이 된 경험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스티커를 참고할 수는 있지만, 차량사고 구조현장에서는 위급한 사람부터 구조하지 아이가 구조 우선순위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소방서 구조대에서 일하는 소방관도 "스티커를 유심히 보지 못했고 볼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전석에 다친 사람을 구하고 나면 뒷좌석도 보지만, 스티커가 있어서 확인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2차, 3차 확인한다"고 했다.


소방청의 한 관계자는 스티커의 정보를 신뢰할 수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이 탑승 스티커가 붙어있지만 실제로는 아이가 타고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스티커 문구의 효과에 회의적인 의견도 있지만,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김욱 대전둔산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은 "현장에 출동해 구조 대상자가 의식이 있으면 몇 명이 탔는지 물어보고, 의식이 없으면 차량을 정밀수색한다"며 "보통 1차, 2차로 수색하는데, 스티커가 있으면 한 번 더 한다"고 밝혔다.


구조 경력 20년이 넘은 백광일 완주소방서 119구조대장도 "구조현장에 출동해서 차량에 카시트가 있거나 아이 관련 문구가 있으면 더 세밀하게 본다"고 말했다.


보통 인명 수색을 2∼3차례 하는데, 카시트나 아이 탑승 스티커가 있으면 1∼2차례 더 하거나 차량 반경 10∼20m 범위까지 확인한다고 한다.


다만 스티커가 붙은 뒷유리가 사고로 깨지거나 야간에는 스티커 문구가 잘 보이지 않아 효과가 떨어진다고 백 대장은 덧붙였다.


스티커에 아이의 혈액형을 함께 표시하는 경우도 있는데, 병원으로 이송되면 혈액검사를 하기 때문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체로 많았다.


하지만 희귀 혈액형인 경우에는 병원 도착 전에 혈액을 사전에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대원들은 말했다.


구조대원들은 어린아이를 태운 부모가 안전하게 운전하고, 카시트를 꼭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기배 소방위는 "카시트를 쓰지 않거나,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아이가 죽거나 크게 다친 사고를 다수 목격했다"며 "카시트 사용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프로필이미지

하목형 기자 다른 기사 보기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보행자 지위' 배달·청소로봇 사고 책임은?…법령 정비한다 보도로 다니며 배달, 순찰, 청소 등을 하는 실외이동로봇의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찰이 사고가 났을 때 책임 소재와 조치 사항을 규정하기 위한 법제도 정비에 나선다.2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실외이동로봇 등 원격운전 통행 안전성 제고를 위한 법제도 개선 연구'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경찰청은 제안요청서에서 ...
  2. 김포골드라인·9호선 혼잡도 낮춘다…국비 지원해 철도 증차 정부가 서울시와 김포시의 도시철도 혼잡도를 완화하기 위해 국비를 지원한다.국토교통부는 올해 서울시와 김포시에 각각 64억원, 46억원의 국비를 투입해 철도 증차 지원에 나선다고 28일 밝혔다.김포시에는 향후 3년간, 서울시에는 4년간 한시적으로 국비가 지원된다.이를 통해 김포 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는 2026년 말까지 5편성 증차하고,...
  3. 25일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설명회...16개 지자체 담당자 대상 국토교통부는 4월 25일(목) 오후 2시 대전에서 전국 16개 광역 지자체 담당자를 대상으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다. 국토교통부는 4월 25일(목) 오후 2시 대전에서 전국 16개 광역 지자체 담당자를 대상으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다.설명회는 「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 사업 구조 및
  4. 현대자동차,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참가 현대자동차가 차별화된 고성능 전동화 기술을 앞세워 중국 시장 내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선다. 현대자동차는 25일 중국국제전람중심 순의관(China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 Shunyi New Hall)에서 열린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Auto China 2024)`에서 `아이오닉 5 N`을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현대자동차는 25일(현지시각) 중국국제전람중심
  5. 천안시, 5월부터 ‘현금없는 시내버스’ 43개 노선 63대로 확대 천안시가 5월부터 현금으로 결제할 수 없는 시내버스를 확대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천안시가 5월부터 현금으로 결제할 수 없는 시내버스를 확대 운영한다.시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간 시내버스 9개 노선 28대를 대상으로 시범 도입한 현금 없는 시내버스를 43개 노선 63대로 확대한다.  이는 전체 시내버스 현금승차 비
  6. 고양시, 마을버스→시내버스로 전환…5월 1일 운행 개시 고양시는 마을버스에서 시내버스로 전환된 버스가 내달 1일부터 9개 노선으로 본격 운행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양시는 마을버스에서 시내버스로 전환된 버스가 내달 1일부터 9개 노선으로 본격 운행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양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마을버스업체와 인가 대수를 보유하고 있다. 마을버스의 시내버스
  7. 제네시스, ‘GV70 부분변경 모델’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럭셔리 중형 SUV GV70가 한층 세련된 디자인과 독보적인 상품성으로 돌아왔다. GV70 부분변경 모델제네시스 브랜드(이하 제네시스)는 26일(금) ‘GV70 부분변경 모델(이하 GV70)’의 디자인을 최초 공개했다.   지난 2020년 12월 출시된 GV70는 역동적이고 유려한 디자인, 강력한 성능과 다채로운 편의사양의 조화를 바탕으로 글
  8. 백원국 차관, “충청권 교통혁명 시작, 5조원대 건설투자로 경제 활력 제고” 백원국 국토교통부 차관은 4월 24일(수) 오전 CTX(충청권 광역급행철도) 출발역인 정부대전청사역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제2회 CTX(충청권 광역급행철도) 거버넌스 회의(대전시청)에서 사업추진 방향 등을 논의했다. 백원국 국토교통부 차관은 4월 24일(수) 오전 CTX(충청권 광역급행철도) 출발역인 정부대전청사역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제2
  9. 기아,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참가 기아가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참가해 앞선 전동화 기술을 알린다. 기아, 전동화 전략 차종 EV5 롱레인지 모델 쇼케이스 및 엔트리 SUV모델 쏘넷 공개기아는 4월 25일부터 5월 4일까지 ‘스마트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주제로 중국국제전람중심 순의관(China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 Shunyi New Hall)에서 열리는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10. 기아, PBV와 로보틱스 기술 연계해 라스트마일 솔루션 고도화 나선다 기아가 PBV와 로보틱스 기술의 연계를 통해 물류 혁신을 위한 고도화된 솔루션을 추진한다. 기아는 최근 CJ대한통운, 현대건설, 로봇 전문 스타트업 디하이브와 함께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스팟(SPOT)`을 활용한 라스트마일 로봇 배송 서비스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기아는 최근 CJ대한통운, 현대건설, 로봇 전문 스타트업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