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를 위장한 강도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하자 고객과 택배사원의 접촉이 불필요한 '무인택배시스템' 이 관심을 끌고 있다.
아파트 입구 등에 설치된 무인택배함은 사람을 대신해 각종 택배화물을 수취, 발송할 수 있다. 배송사원은 터치스크린으로 해당 동·호수를 입력한 뒤 화물 크기에 적절한 택배박스를 골라 화물을 집어 넣는다. 배달물이 보관되면 입주자의 홈네트워크로 택배수령 사실이 통보되고 주민은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교통카드, 신용카드등을 이용해 물품을 찾을 수 있다.
한진은 무인택배시스템 업체인 헤드와 함께 다음달 초 서울 잠실 시영 재건축 아파트(6천864세대)와 경기도 평택의 롯데인벤스(540세대)에 무인택배함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올해 완공 예정인 556세대 규모의 오피스텔인 일산 우인아크리움빌 1차에도 무인택배함을 설치중이다. 가격은 기본 6천500원부터다.
한진은 "지난해 서울 목동과 부산 민락동 하이페리온 아파트 총 2천여 세대에 무인택배 보관함을 시범 설치해 본 결과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오는 2010년까지 약 10여만 가구로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통운, CJ GLS 등 주요 택배업체들도 한진의 무인택배시장 진출에 주목하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무인택배시스템은 현재 시장상황이 정체된 국내 택배업계에 새로운 부가서비스로 기능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일단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켜볼 필요성이 있으며, 현재 관련인프라를 택배업계가 아닌 건설사가 주도하는 상황이라 협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택배업계는 올해 무인택배 시장을 100억 규모로 예상하며 2010년까지 1천억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신축 아파트의 경우 95% 이상이 무인택배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시장이 활성화 된 상황이다. 2004년 일본 시장조사업체인 MDB넷이 20∼59세 남녀 441명을 상대로 분양된 아파트에서 제일 갖고 싶은 설비가 무엇이냐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초고속인터넷'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87.3%로 1위를 차지했고, 무인택배함을 꼽은 사람이 61.9%로 2위를 차지한 만큼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