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운수, 1년간 운행분석 결과>
택시업계의 경영난 극복을 위한 한 방안으로 소형택시 도입이 부각되고 있다.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연료 절감을 위해 중형차 일색인 영업용 택시에 소형차 도입을 늘려야 한다는 것.
국내 택시업체 중 처음으로 1,600cc급 쎄라토 택시 22대를 도입 운영하고 있는 서울 일진운수(대표이사 유일연:도봉구 창2동)가 지난 1년간 운행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같은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진운수는 쎄라토 택시가 중형택시인 2,000cc급 옵티마에 비해 연비 향상으로 인한 연료비 절감과 주행거리 증가에 따른 운송수입금 증가로 대당 하루평균 2만원 가량의 수입증가 효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이는 한달이면 60만원, 일년이면 72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운행분석 결과에 따르면 쎄라톤 택시의 운송수입금은 대당 하루 평균 24만5천원으로 옵티마택시의 23만3천원에 비해 1만2천원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이유는 쎄라토 택시가 옵티마 택시에 비해 주행거리가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쎄라토 택시의 하루평균 주행거리는 411km로, 옵티마 택시의 385km에 비해 26km를 더 뛰었다.
일진운수 박철영 전무는 "쎄라토 택시가 옵티마에 비해 차 길이와 너비가 각각 23.5cm, 5.5cm씩 작아, 혼잡한 도로나 골목길에서 차량이 잘 빠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택시 승차인원이 대부분 1~3명이므로 승객들이 구태여 차종을 구별해 타지않으며, 쎄라토의 경우 차량 높이가 옵티마보다 오히려 4.5cm 더 높아 별 차이를 느끼지 않는 것같다"고 말했다.
기름값이 급등하고 있는 최근, 쎄라토 택시의 가치는 더욱 부각된다. 차량연료 소모는 쎄라토 택시가 LPG 리터당 7.5km를 뛴 반면, 옵티마 택시는 6.2km로 나타나 쎄라토 택시가 리터당 1.3km를 더 주행, 18%가량 에너지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진운수의 경우 옵티마 택시의 하루평균 연료소모량은 62.4리터다. 이에 비해 쎄라토 택시는 주행거리가 더 많음에도 54.8리터밖에 들지않아 하루 8리터 정도, 돈으로 따지면 7천560원(리터당 945원 적용)이 절감된다. 이는 월간 240리터(22만6천원), 연간 2천880리터(272만원)가 절감되는 것이다.
현재 전국에 운행중인 택시는 현대차의 쏘나타, 기아의 로체 등 중형차 일색이다. 연료 효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형택시는 찾아볼 수가 없다.
하지만 시민들 중에는 소형택시가 보급되면 이용하겠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요금이 저렴해지면 굳이 중형택시를 이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찬반 논란이 있긴 하지만 소형택시 운행을 희망하는 택시사업자들도 적지않다. 차값 자체가 싼데다 타이어 등 소모품도 덜 들며 연료비도 크게 절약할 수 있어서다.
이렇게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소형택시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불투명한 수요와 판매 마진을 이유로 완성차 업체들이 LPG를 쓰는 택시용 1,600cc급 차량은 생산하지 않고 있다.
이때문에 일진운수도 휘발유를 사용하는 일반 승용차를 산 뒤 LPG로 구조 변경해 운행하고 있다. 2,000CC LPG 차량보다 차 값이 더 비싸고 100만원 이상의 개조비용이 들지만 연료비 절감으로 얻는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차량용 LPG가격은 올해 초부터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급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리터당 770원이었던 LPG 가격은 이달 현재 945원으로 무려 22.7%(175원)가량 급등, 택시업계는 극심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박철영 전무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택시업체의 원가 절감과 국가적인 에너지 절감, 택시 차종의 다양화 등을 위해 자동차메이커들이 서둘러 1,600cc급 택시 LPG차량을 생산, 판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소형택시의 장점을 받아들여 올해 부산 택시 2만5천대 중 1천대를 소형 택시로 전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