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7월 마무리된 제2차 에너지 세제개편에서 휘발유와 경유, LPG간 가격비율을 100대 85대 50로 설정했으나 국제유가 폭등으로 시행 반년여만에 깨져버린 셈이 됐다.
3월 셋째 주(3.17∼21) 전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천656원이다. 경유는 1천489원으로 90%에 이르고 있다. LPG는 945원으로 60%에 가깝다.
이처럼 에너지 가격비율이 국제유가 급변동으로 당초 목표와 달라졌지만 정부는 세율 조정을 통해 가격비율을 조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2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외부요인에 의한 가격비 왜곡을 수시 조정하는 대신 탄소배출 감축 등 장기과제에 맞춰 에너지세제를 근본적으로 수정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13년 이후 한국도 어떤 형태로든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번거로운 수시 세율조정 대신 탄소배출 감축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외부효과 교정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세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제개편이 단행될 경우 현행 교통·에너지·환경세의 환경친화적 기능을 강화하거나 탄소세를 도입해 기후변화대응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관계자는 "유류제품간 목표가격비가 당초 목표와 달라진 문제는 파악하고 있으나 비율을 맞추기 위해 세율을 조정할 계획은 없으며 앞으로 에너지 세제를 상황변화에 맞춰 다시 짜는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