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출·퇴근 고속도로의 통행요금을 최대 50% 내린다고 한다. 정부는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다음달 20일쯤부터 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를 출·퇴근시간(오전 5∼7시, 오후 8∼10시)에 이용할 경우 통행요금을 최대 50%가량 인하해주기로 했다.
고속도로 요금을 인하한다니 귀가 솔깃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는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다.
교통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적용돼야 한다. 그렇다면 교통 수요가 많은 출퇴근 시간대에 통행료가 비싸고 나머지 시간대에는 통행료가 싸야 되는 것이 맞다. 그래야만 교통 수요가 특정시간대에 집중되지 않고 분산돼 교통혼잡이 완화된다. 정부 생각과는 반대로 출퇴근 때는 오히려 통행료를 인상하고 나머지 시간대에는 인하하는 것이 옳은 방향일 것이다. 참고로 전 세계적으로 교통혼잡이 발생하는 출퇴근 시간대엔 통행료가 비싸다.
또 정부가 고속도로 통행료를 유료화한 것은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출퇴근 시 통행료를 인하하면 통행량이 늘지 않는 한 그 부족분을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이는 대중교통 이용자가 승용차 이용자의 통행료를 일부 지불하는 꼴이 된다.
특히 지금까지 대도시 교통정책의 기조는 대중교통 활성화다. 그런데 출퇴근 통행료 인하는 승용차 이용을 촉진시킬 것이다. 심지어는 기존의 대중교통 이용자까지도 승용차를 이용하도록 부추겨 교통체증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대도시 교통정책의 기조에 역주행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승용차는 출발지나 목적지가 도시 내에 있기 때문에 반드시 시내 교통량으로 변화된다. 당연히 도시의 교통혼잡을 심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이같은 점때문에 우리는 출퇴근 때 고속도로 이용 요금 50% 인하 정책에 대한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