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급휘발유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전체 휘발유 소비시장에서 차지하는 고가의 고급 제품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1%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해 초(超)고유가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나타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5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고급휘발유 소비량은 68만6173배럴(1억903만3000ℓ)로 전년보다 47.6%나 급증했다. 이는 전체 휘발유 시장에서 1.1%에 해당하는 것으로, 2006년의 0.8%보다 0.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보통 휘발유 소비는 6180만3567배럴(98억2066만5283ℓ)로 4.0%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고급휘발유 소비 비중은 2001년 0.06%, 2002년 0.1%, 2003년 0.2%, 2004년 0.3%, 2005년 0.5%, 2006년 0.8%에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1%를 넘어섰다.
지난해 초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보통 휘발유보다 ℓ당 100~150원 정도 비싼 고급휘발유가 더욱 불티나게 팔렸던 배경엔 외제차 등 고급차 판매 증가가 주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된 수입자동차 총수는 전년보다 31.7% 늘어난 5만3천390대로, 5년전인 2002년의 1만6천119대보다 3.3배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수입차 업체들은 차량을 출고할때 고급휘발유를 의무적으로 주유하고 있으며, 차량 엔진 보호를 위해 고급휘발유 사용을 적극 권하고 있다.
또 안전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웰빙시대일수록 휘발유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자신의 차를 위해 고품질의 고급휘발유를 선호하는 트렌드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고급휘발유 소비는 앞으로도 폭증할 것으로 보고있다. 현재 미국·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들의 고급휘발유 소비 비중은 10~20%에 이른다. 선진 자동차 문화의 정착과 향후 미국 및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외제차 수입 증가 등을 고려하면 고급휘발유 시장은 더욱 팽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가 생산하는 고급휘발유는 옥탄가 100내외(고급휘발유의 법정 옥탄가는 94이상)의 최고급”이라며 “이미 프리미엄 휘발유를 선호하는 소비층이 형성된 이상 고급휘발유 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