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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토교통부가 아닌가
  • 이병문 기자
  • 등록 2008-02-08 20: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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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양은 교통의 일부…육상교통 업무 홀대 우려
건설교통부가 해양수산부의 일부 기능을 흡수해 새로 탄생하는 국토해양부의 명칭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해양은 교통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국토해양부보다는 국토교통부의 명칭이 올바르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과거 교통부 시절에는 교통부 산하에 해양항만청이 있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새 정부의 조직 개편에서 국토해양부의 이름을 쓴 것은 해양수산부의 반발을 의식한 것때문으로 보이지만, 국토해양부가 명실공히 육·해·공의 모든 교통정책을 관장하게 된다면 부처 명칭을 국토교통부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의 건설교통부는 지난 1994년 12월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면서 작은 정부의 구현에 따라 건설부와 교통부가 통합돼 탄생한 부처다. 양 부처간 통합취지는 교통과 관련된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운영의 효율적인 연계체제 확립을 위해서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건설부와 교통부 통합이 정부조직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는지, 국민교통생활의 편의증진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큰 의문이다. 과거 건설부의 모든 조직은 그대로 건교부에 남았으나 교통부의 조직중 해운항만업무는 해양수산부로, 관광업무는 문화관광부로 찢겨져 나갔다.

건교부에 남아있는 교통업무도 부동산 정책이 온 국민의 뜨거운 뜨거운 관심사인데다 정권의 사활에 큰 영향을 미쳐서 그런지 건설행정에 밀리면서 잘려나가거나 축소됐으며, 특히 육상교통업무는 완전히 천덕꾸러기로 전락됐다. 과거 교통부 시절 육상교통관련 국(局)이 4개까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너무나 왜소해졌다.

일례로 과거 자동차 100만 시대에도 존재했던 '자동차안전국'은 현재 생활교통본부의 일개 팀으로 전락했다. 현재 전국의 자동차 등록대수가 1천600만대에 육박한 사실을 감안하면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일이다.

사실 건교부 내에는 교통행정 조직이 비대해지는 것을 경계하는 건설출신 인사들의 의식이 강하다. 현재도 거대 부처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기에 교통행정조직의 확대가 필요해도 더 이상 늘리기가 곤란하고, 또 교통행정 조직이 커지면 커질수록 상대적으로 건설행정 조직이 작아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건설출신 인사들이 애써 무관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남아있는 교통행정 조직도 부처내 건설·교통 분야의 인적교류라는 명분아래 건설출신 인사들이 대거 '점령'하는 경우가 많고,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지 못해 어느 틈에 옛날 교통부의 맥(脈)은 사실상 끊어져 버렸다.

현재 우리나라의 육상교통 서비스산업이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사실은 이처럼 건교부가 부처 내 교통관련 업무와 교통전문 직원들을 홀대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많은 직원들이 교통관련 부서를 기피하고 이런 현상이 심해지다 보니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의욕과 사기는 갈수록 상실되고 있다.

이런 실정아래 신설되는 국토해양부는 육상교통보다는 해양업무가, 해양업무보다는 건설행정에 더 역점을 두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교통행정의 공백 내지 무관심이 계속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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