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심야 승차난 해소를 위한 택시요금 조정계획(안) 의견청취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1일 밝혔다. 기본요금 인상과 심야 할증 탄력요금제 시행이 골자인데 정작 택시기사들은 심드렁하다. 시민은 시민대로 ”요금만 오르고 택시난이 해결 안 될지도 모른다“며 우려하는 모습이다.
조정계획(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단거리 승차 거부 완화를 위해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인상하기로 했다. 중형택시는 서울의 전체 택시 7만1764대 중 7만881대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기본요금 인상과 동시에 기본거리는 현행 2㎞에서 1.6㎞로 400m 줄이고 거리요금 기준은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시간요금은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각각 조정한다.
'시계를 벗어나는 지역부터 20%'로 돼 있는 시계 외 할증 기준은 현행대로 유지하지만 심야 택시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밤 12시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인 심야할증 시간을 밤 10시로 앞당겨 2시간 늘린다.
기존에 20%로 고정돼있던 심야 할증요율은 20∼40%로 확대된다. 서울시는 택시 수요가 몰리는 밤 11시부터 오전 2시에 40%를 적용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해당 시간대 기본요금은 현행 4600원에서 5300원으로 올라간다.
865대 규모인 서울 모범·대형(승용)택시는 기본요금이 현행 3㎞당 6500원에서 7000원으로 500원 오른다. 기본거리(3㎞), 거리요금(151m당 200원), 시간요금(36초당 200원) 등은 그대로 유지한다.
다만 기존에 없었던 심야 할증과 시계외 할증이 신규 도입된다. 심야 할증은 밤 10시에서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20∼40%, 시계외 할증은 20%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내년 2월 중 기본요금 인상을 적용할 방침이다. 심야 할증요금은 심야 승차난 해소의 시급성을 고려해 연말께 도입하도록 준비 중이다.
서울시는 내년 중 택시요금 조정이 완료되면 중형택시를 이용하는 시민의 부담이 낮 시간에는 1395원, 심야 시간에는 3514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형택시 1대당 수입은 6시간 운행 기준으로 낮 시간에 1만7000원, 심야 시간에 4만3000원 많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시의 택시요금 인상에도 택시기사들은 심드렁한 모습이다. “그까짓 거 돈 몇 푼 때문에 힘들게 밤중에 나와서 일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라고 말한다. 기본요금 인상과 심야 할증 탄력요금제가 함께 시행되면 수입이 꽤 오를 것 같은데도 불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시민은 시민대로 ”요금만 오르고 택시난이 해결 안 될지도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5일 공청회를 열어 요금 조정안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고 관련 업계와 전문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조정안은 이어 시의회 의견 청취와 물가대책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되며, 이 과정에서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