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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폭우에도 서울지하철은 대중교통의 최후 보루였다
  • 하목형 기자
  • 등록 2022-08-16 16: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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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역 빗물유입에도 7호선 멈추지 않았던 이유는 `선로 침수 막아낸 것`이 결정적
  • 직원의 헌신과 재난복구체계에 기반한 신속 대응으로 피해 최소화
  • 큰 운행 장애 없는 정상 운행으로 폭우 시작 후 전주 대비 수송인원 증가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1~8호선은 지난 8월 8일~9일 중부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준비된 치수 시스템과 직원들의 헌신적 노력으로 열차 운행 장애를 최소화하며 침수된 도로 상황으로 갈 방법을 찾던 시민들의 이동을 도왔다.

 

이수역 배수 사진

8월 8일 0시부터 9일 21시까지 서울 누적 강수량은 496mm에 달하며, 8월 8일 20:05~21:05까지의 동작구 강수량 141.5mm는 서울시 시간당 강수량 최대 기록이다.

 

‘역대급’ 폭우로 도로 교통 마비…폭우 피해를 최소화하며 운행에 힘쓴 지하철

 

비공식적 기록이지만 이번 비는 서울에서 115년 만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폭우였다. 배수 용량을 넘어선 폭우로 도로 곳곳이 통제되며 혼잡했고, 늦은 퇴근을 하던 시민들의 퇴근길이 막혔다.

 

공사가 운영하는 1~8호선 지하철은 큰 무리 없이 운행을 지속했다. 공사는 호우주의보 발동 즉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여 비상체제에 돌입하였다. 호우경보로 격상된 후에는 지하철 운행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한 대응책을 수립하고, 현장 조치에도 힘썼다.

 

그 결과 공사가 운영하는 278개 역 중 대다수가 정상 영업할 수 있었고, 특정 구간의 일시적 중단을 제외하고는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공사가 운영하는 구간 중 지장이 있었던 곳은 7호선 이수역과 2호선 신대방역, 7호선 천왕↔광명사거리다.

 

7호선 이수역은 빗물 유입으로 일부 천장 마감재가 내려앉기도 했지만, 선로침수는 막아내 무정차 통과 2시간 42분 시행 정도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2호선 신대방역의 경우 역 자체의 방비 문제라기보다는 인근 도림천의 범람으로 인한 안전상의 조치로 무정차를 시행했다.

 

7호선 천왕↔광명사거리 구간은 선로에 빗물이 유입되어 운행이 중단되었으나, 빠른 조치로 약 9분 만에 열차 운행을 재개했다.

 

폭우 그칠 기미 없자 시민들 지하철로 몰려…수송 인원 전주 대비 12% 증가

 

폭우로 지상 교통이 통제되며 발 묶인 시민들은 정상 운행하던 지하철로 발길을 돌렸다. 8월 8일(월) 21시부터 영업 종료 때까지의 수송 인원은 791,550명으로, 전주 월요일 동 시간대 수송 인원(703,943명)의 112.4%를 기록했다. 21시부터 영업 종료까지 매시간 전 주 대비 10% 이상의 수송 인원을 기록했다.

 

폭우 발생 시 지하철 침수 잦아…공사는 꾸준한 연구 및 대응 역량 강화 진행

 

사진 위는 2021년 뉴욕 지하철 침수(왼쪽) 및 2016년 워싱턴 지하철 침수(중간, 오른쪽) 트위터 갈무리 사진. 사진 아래는 1987년 교대역ㆍ강남역 침수 당시 사진(왼쪽) 및 2017년 충무로역 침수 당시 사진(오른쪽)

지하철이 침수된 사례는 세계 각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1년 뉴욕에서 여러 역사가 침수됐고, 2016년에는 워싱턴에서 역사 침수가 발생했다. 2017년 7월에는 파리 지하철에서 폭우로 인해 15개 역사가 폐쇄됐고, 3개 역사는 다음 날에도 개장하지 못했다.

 

서울 지하철도 과거 침수 사례가 있다. 1987년 강남역과 교대 사이 간선도로에서 노면수가 환기구로 유입돼, 고무보트를 타고 현장을 점검한 사례가 있다. 2010년 9월에는 폭우로 광화문역ㆍ신용산역이, 2017년에는 충무로역이 침수됐다.

 

공사는 지난 7월 CoMET(Community of Metros) 회원사들과 함께 지하철 홍수 예방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등 치수대책과 대응 능력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공사는 매년 여름철 종합안전대책을 수립, 침수 방지시설을 점검ㆍ정비한다. 침수 이력 및 저지대 구간 등을 분석하고, 특별관리역사를 지정해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폭우 상황이 발생하면 재난 단계에 따라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침수 우려 지역에 지원 인력을 즉시 파견하는 등의 대응책을 통해 과거와 달리 침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CoMET은 공사를 포함한 전 세계 40개 도시의 44개 지하철 운영사가 회원으로서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도시철도 연구단체다. 다양한 도시철도 현안들에 대한 사례분석 등으로 시스템 개선에 힘쓴다.

 

지하철 정상화 뒤엔 온몸 바쳐 복구에 힘쓴 공사 직원들 노력 숨어있어

 

# “다른 데도 아니고 이수역이 복구되었다니 진짜 고생 많이 하셨을 것 같음.”, “이 트윗이 올라오기까지 스크린도어 너머로 일렁이던 물들을 빼내기 위해 고군분투했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고생들이 많으시네요. 여러분들의 노고로 오늘도 편안한 지하철을 이용합니다.”

 

# 이수역 무정차통과 해제 및 정상 운행 안내와 지하철 1~8호선 전구간 첫차부터 정상 운행 실시 안내에는 시민들의 많은 응원 메시지가 남겨졌다. 시민들의 반응처럼, 공사의 폭우 피해 최소화 및 운행 유지는 공사 직원들의 구슬땀이 뒷받침된다. ‘전쟁과도 같았다.’라던 폭우 대처ㆍ사후 복구 현장 이야기를 소개한다.

 

“역 상황이 이런데 어떻게 퇴근할 수가 있겠는가” 직원들의 헌신 속에 이수역 정상화

 

이수역 배수 및 복구 작업 사진

공사 운영 구간 중 가장 피해가 큰 곳은 7호선 이수역이라고 볼 수 있다. 이수역 직원은 “5번 출구 인근 배수구의 이물질 제거 작업 중 9번 출구에서 빗물이 유입되기 시작했다.”라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수역 직원은 수압으로 쉽게 닫히지 않던 차수문을 닫고 차수판으로 다른 출구의 노면수 유입을 막았다. 인근 역사에서 지원 인력이 투입돼, 유례없는 폭우로 차수판 위로 넘쳐흐르는 빗물 제거에 전력을 다했다. “선로로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라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직원이 말했다.

 

선로가 하나씩만 존재하는 지하철 특성상 한 역에서 운행이 불가하면 해당 호선 지하철 운행이 중지된다. 필사적인 직원들의 노력으로 선로에의 빗물 유입을 막아, 7호선 열차는 정상적으로 운행할 수 있었다.

 

기술을 담당하는 직원들 역시 각 기능실의 시스템 정상 가동을 위한 조치에 들어갔다. 건축분야 직원들은 무너진 천장 마감재 주변에 안전조치를 했고, 전자ㆍPSDㆍ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직원들이 헌신한 결과 무정차 통과 시행한 지 3시간이 되기도 전인 23:58분 경 열차 정상운행을 실시할 수 있었다.

 

5~8호선 역사 환경 정비를 담당하는 도시철도그린환경(서울교통공사 자회사) 직원들도 투철한 책임감을 보여줬다. 오후반 근무자였던 도시철도그린환경 직원들은 “역이 이런 상태인데 어떻게 퇴근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퇴근을 미뤘다. 1~4호선 역사 위생을 담당하는 서울메트로환경 직원 17명도 7호선 이수역 지원에 나섰다. 서울메트로환경과 도시철도그린환경 직원들은 흙탕물로 가득한 바닥에 엎드린 채로 배수구를 청소하는 등 역사 청소에 힘썼고, 아침 6시 15분경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수역에서 근무하는 도시철도그린환경 팀장은 “힘든 기색을 내비친 적 없는 직원도 앓아누웠다.”라며, “육체적으로 힘들었음에도 이수역을 정상화하겠다는 책임감으로 작업해, 역이 복구되고 나서야 맘 편하게 퇴근했던 직원들의 노력을 알아주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신속ㆍ정확한 작업으로 순식간에 7호선을 되돌리다

 

8월 8일, 천왕역과 광명사거리역 사이 선로에 빗물이 유입되어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신호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해 궤도 분야 직원과 기계 분야 직원이 합동점검에 나섰다. 도로가 침수되어서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기술 분야 직원들은 기관사실에 같이 타 침수지점까지 이동했고, 관제와의 연락을 통해 터널로 출입했다.

 

기계 분야 직원은 배수펌프를 작동했고, 궤도 분야 직원은 배수구 확인에 나섰다. 노면수 유입 중 쓰레기까지 밀려와 배수에 지장을 주는 것을 확인해, 열차 운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배수가 될 때까지 집수정 유입구 이물질을 제거해 열차 운행을 정상화했다. 이 모든 작업이 9분 안에 이루어졌다.

 

열차 운행 차질 없도록 운행계획 재점검…발 묶인 시민 돕다

 

큰 비 소식에 휴일을 반납하고 달려온 승무원들의 모습도 돋보였다. 공사는 폭우로 불편해진 시민 교통을 돕기 위해 출ㆍ퇴근 시간 집중배차시간을 연장하고 막차시간도 연장했다. 기관사가 더 투입해야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비상근무체제에 합류했다. 급작스러운 연장 운행 결정에도 차질이 없도록 승무원 운행 근무 편성 및 열차 안전운행사항을 점검하여 영업 종료까지 차질없는 운행 환경을 조성했다.

 

발빠른 재난 피해 방지 활동 속에서도 편리하고 안전한 서비스 제공

 

이수역ㆍ광명사거리역뿐만 아니라 공사 운영 구간의 수많은 지하철역에서 침수 방지 작업을 시행했다. 강우량이 많았던 상도역ㆍ대치역ㆍ사당역ㆍ삼성역 등은 발빠르게 환풍구에 비닐막을 설치하고 차수판 등 차수 설비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치수 대책을 통해 자칫 발생할 수 있던 역사 침수 피해를 예방했다.

 

복정역 배수작업 및 제거 이물질 사진(위) 및 차수판 설치 및 통행 도움 사진(아래) 

8호선 복정역은 도로변 배수구가 막히자, 역 직원과 사회복무요원이 막대와 빗자루 등으로 배수구 위치를 확인한 후 배수를 방해하던 각종 이물질을 맨손으로 제거하기도 했다.

 

차수판을 설치하면 부득이하게 시민들 통행이 불편해진다. 공사는 지하철 보안관들을 포함한 다수의 지원 인력을 즉시 투입해, 고객 안내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했다.

 

심재창 서울교통공사 안전관리본부장은 “유례없는 폭우에도 지하철을 정상적으로 운행할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시민의 교통 편의를 위해 필사적으로 폭우에 대처한 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다”고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도 언제든지 지하철을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공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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