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타이어업체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현대차가 최근 내놓은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때문에 '자존심'을 구겼다.
나란히 국내 1, 2등 업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10위권 내에 올라 있는 두 회사가 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을까.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는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가 럭셔리 세단으로 개발해 온 제네시스에 타이어를 장착하기 위해 개발 초기부터 다양한 노력을 쏟았다.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세계시장에 처음으로 내놓는 럭셔리 브랜드이기 때문에 국내외의 관심이 많았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 3만5천대, 수출 2만대, 내년에는 수출 4만5천대를 합쳐 연간 연간 8만대의 제네시스를 생산할 계획. 고급 브랜드를 추구하는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는 제네시스에 자사 타이어를 공급하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은 물론 고도의 영업력까지 발휘했다.
하지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는 '물'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제네시스가 그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가 아닌 '던롭(Dunlop)'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수출용 차량에 국내 타이어업체 제품이 아닌 미셸린, 굿이어 등을 장착한 경우는 있었다. 수출용 차량은 해외 딜러들이나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나 내수용 차량에 외국계 타이어를 장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타이어는 접지력이 떨어지고 소음이 꽤 있는 것으로 평가돼 국내 업체의 제품을 쓸 수 없었다"며 "제네시스의 럭셔리 콘셉트를 유지하기 위해 글로벌 소싱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던롭은 스코틀랜드 수의사인 존 보이드 던롭이 설립한 회사다. 지난 1985년 일본 타이어업체인 스미토모 러버 인더스트리로 주인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