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자수첩] 사라지는 ‘택시 승차대’, 승객에서 운전자로 관점 바꿔야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02-21 19:35:47

기사수정
  • 콜 문화로 승차대 공급 목적 퇴색…택시기사의 대기와 휴식 챙겨줄 공간 필요

택시 승차대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

서울시내 택시 승차대 숫자가 택시 이용 패턴의 변화에 따라 점점 줄어들고 있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택시 승차대 개수는 지난 2016년 377개소에서 지난해 말 252개소로 33.1%(125개소) 감소했다. 

 

서울역, 용산역, 고속버스터미널 등 주요 교통시설이나 백화점, 전통 시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의 택시 승차대엔 여전히 택시를 찾는 사람들로 줄 서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승차대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택시 호출앱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시도 택시 승차대 이용률이 낮은 곳은 점차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어차피 호출앱을 많이 쓰기 때문에 굳이 택시 승차대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시민들도 많다. 택시 승차대 앞에서도 앱을 이용해 택시를 부르는 시민도 있다.

 

택시 승차대가 감소하고 있는 또 다른 요인은 택시 승차대를 설치할 공간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교통여건·택시 이용 수요를 고려해 관할 관청이 지역 경찰청장과 협의해 택시 승차대 설치·시설 기준을 정해야 한다. 

 

하지만 버스전용차로, 자전거 전용도로가 크게 확대된 서울시내 도로 여건상 두 기관이 만족할 만한 설치 지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버스전용차로 등과 중복돼 차량 흐름에 방해가 된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사라진 택시 승차대도 있다. 

 

일부 택시기사들은 점차 줄어드는 택시 승차대에 아쉬움을 나타낸다. 택시기사들에게 승차대는 승객을 기다리는 동시에 잠시 차를 세우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도 때문이다. 요즘엔 쉴 곳이 없어 한적한 길가에 차를 세우고 쉰다는 택시기사들의 하소연도 나온다.

 

택시들이 대기할 장소가 없어 도로를 배회하면서 승객을 찾게 되면, 그만큼 운행하는 차량이 늘어나 차량 흐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택시가 대기할 공간이 없어 도심을 돌면 교통 체증, 환경오염 문제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택시 이용방식 변화에 따른 대기 장소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콜 위주의 가맹택시나 고급택시가 늘어나는 추세를 볼 때 서둘러 택시 배회 운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제는 택시 승차대를 바라보는 관점을 승객에서 운전자로 변화해야 할 때다. 과거 택시 승차대의 목적은 애초 승객들이 조금 더 편리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공급된 것이지만, 시대가 바뀌어 콜 문화가 자리잡은 만큼 승차대가 아니더라도 택시기사들의 대기와 휴식을 챙겨줄 공간이 필요하다.

 

유동인구가 적은 곳의 승차대를 없애는 대신 택시를 세워놓고 운전자들이 휴식할 수 있는 주차공간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우선 공영주차장 공간을 활용하거나 민간주차장과 협약을 통해 활용하는 등의 방안을 연구해보는 게 어떨까. 

 

TAG

프로필이미지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제21회 자동차의 날, 미래모빌리티 시장 선도 다짐 산업통상자원부는 자동차 기업 임직원 등 자동차업계 관계자 300여 명과 강경성 1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제21회 ‘자동차의 날’ 기념행사를 9일 서울 JW메리어트에서 개최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2024. 5. 9(목) 14:30 서울 강남구 JW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2. 대구교통공사 등 3곳 철도안전관리 '최우수'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내 21개 철도운영자 및 철도시설관리자(이하 철도운영자등)를 대상으로 올해 1월부터 시행한 ‘2023년 철도안전관리 수준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대구교통공사올해 21개 철도운영자등의 수준평가 결과, 평균점수는 85.04점을 기록하여 작년(86.74점)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과거 5개년 평균(83.39점) ...
  3. 5월 20일부터 불법자동차 일제단속...자동차 불법 튜닝, 불법명의, 무단방치 등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는 질서있고 안전한 도로환경 조성을 위해 5월 20일부터 6월 21일까지(한 달간) 경찰청, 지자체 등과 합동으로 불법자동차 일제단속을 실시한다. 불법자동차 단속 자료사진 주요 단속 대상은 불법튜닝 및 안전기준 위반, 불법명의(일명 대포차), 무단방치 등 교통질서를 어지럽히는 불법자동차이다. 특히 이륜
  4. ‘한강 리버버스’ 명칭 공모…13일~22일 국민 누구나 참여 가능 서울시가 전 국민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오는 10월 한강에 선보이는 수상 교통수단 ‘한강 리버버스’의 새로운 이름을 짓는다. 서울시는 13일부터 22일까지 10일 동안 `한강 리버버스`에 대한 명칭 대국민 공모를 실시한다. 서울시는 이달 13일(월)부터 22일(수)까지 10일 동안 ‘한강 리버버스’에 대한 명칭 대국민 공모를 실
  5. 광주시 "택시부제 재도입 추진"…국토교통부에 심의 신청 광주시가 택시부제를 부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광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광주시는 16일 택시부제를 다시 도입하려고 최근 국토교통부 택시정책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했다.국토교통부는 2022년 11월 특광역시를 포함한 33개 지자체를 택시 승차난 발생지역으로 보고 택시부제를 해제했다.법인 택시 업계는 그동안 부제 해제로 택시가 과.
  6. 교통사고 사망자 연간 100명대…부산시, 맞춤형 대책 마련 교통사고 사망자 연간 100명대…부산시, 맞춤형 대책 마련 고령자·이륜차·화물차 안전 강화 중점 4개 분야 35개 과제 추진 부산미래혁신회의 [부산시 제공]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시가 교통사고 사망자를 대폭 줄이기 위해 교통사고 취약 분야에 대한 맞춤형 안전대책을 마련했다. 부산시는 16일 오전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교...
  7. 구로구, 어린이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 실시 구로구가 11월 8일까지 ‘어린이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2024년 찾아가는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에서 교육을 듣고 있다. 어린이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은 어린이들에게 체계적으로 자전거 교통안전에 대해 교육함으로써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올바른 교통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 대상은 어린이집, 유치
  8. 日혼다, 전기차·소프트웨어 투자 2배로 늘린다…"87조원 투입"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가 2030년까지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분야에 10조엔(약 87조원)을 투자한다고 16일 밝혔다.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은 이날 도쿄에서 개최한 설명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혼다는 지금까지 전기차 등에 5조엔(약 43조5천억원)을 투자할 방...
  9. 현대모비스, 전국 초등학생 대상 대규모 안전 체험교육 제공한다 현대모비스가 국내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교육지원청 산하의 250여 개 초등학교학생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안전 체험교육을 실시한다.  현대모비스가 국내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교육지원청 산하의 250여 개 초등학교학생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안전 체험교육을 실시한다. 그 동안 현대모비스는 공모를 통해 선발한 개별 초등학교를 찾아
  10. 여수시 지역교통안전협의체, 화물자동차 불법운행 단속 나서 여수시 지역교통안전협의체가 지난 8일 화치동 산단주유소 삼거리에서 화물자동차 불법운행 단속에 나섰다.  여수시 지역교통안전협의체가 지난 8일 화치동 산단주유소 삼거리에서 화물자동차 불법운행 단속을 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역교통안전협의체’는 시 교통과, 여수경찰서, 한국교통안전공단 광주전남본부 등 교통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