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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택배사업 진출 '초읽기'
  • 이호돌 기자
  • 등록 2007-12-13 19: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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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서비스 대신 일단 계열사 물량만 처리?
롯데그룹의 택배사업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장 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향후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택배사업 진출은 당초 예상됐던 중소택배사 인수 대신 독자 진출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우는 분위기다. 전국 서비스 대신 연고를 두고 있는 영남지역에 국한해 내년 초 사업을 먼저 시작할 것이란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 일각에선 그룹 계열사 물량만 처리하는 이른바 '2자 물류'에 치중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의 물류를 사실상 총괄하고 있는 롯데로지스틱스는 최근 택배사업 독자 진출을 위해 연고지인 영남(부산·경남·대구·경북)지역 일부 택배사 영업소와 지점들을 극비리에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영남권 일부 택배사 영업소와 지점 등에 러브콜을 보냈으며, 현재 80% 이상 조직 정비를 마쳤다는 게 현지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계 안팎에선 롯데의 이같은 행보를 택배 독자 진출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하지만 당장 전국적인 택배 서비스를 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전국 서비스란 '무리수'를 두지 않는 대신 연고를 두고 있는 영남지역을 우선적으로 택할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럴 경우 롯데의 택배사업 진출에 따른 파장도 예상만큼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향후 수도권 등 전국으로 외연을 넓힐 경우 상황은 달라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유통공룡 '롯데'의 파괴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홈쇼핑·백화점·마트 등 계열사를 통해 나오는 택배 수요만 하루 평균 20만 박스를 넘는다.

이는 업계 5~6위권 업체와 비슷한 물량 규모다. 여기에 전략적으로 택배 영업에 나설 경우 물량 규모는 업계 '빅4'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업계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택배업계가 롯데 진출을 '예의주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다.

롯데 주변에선 벌써부터 '롯데가 제대로만 하면 단숨에 업계 상위권 도약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택배시장에 먼저 진출한 라이벌 신세계가 겪었듯 초기 안정화에 실패할 경우 예상 외로 고전할 수도 있다는 '비관론'도 있다.

현재 롯데홈쇼핑 택배 물량은 거의 대부분을 현대택배가, 일부를 대한통운이 맡고 있다. 롯데백화점을 비롯, 롯데마트·롯데닷컴 등 택배 수요가 있는 회사들을 여럿 거느리고 있다는 점도 롯데의 택배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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