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신형차의 경우 자동차 부품을 일체화하는 경향이 늘어 작은 고장에도 부품을 통째로 교체해야하는 등 불필요한 낭비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브레이크 패드를 지지하는 'ㄷ'자 모양의 작은 핀이 빠져도 따로 공급되는 부품이 아니어서 브레이크 압력장치인 '캘리퍼'를 통째로 교체할 수밖에 없다. 일체형 부품으로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는 작은 고장에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가격이 조금이나마 싼 재생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클립 크기의 핀 하나 때문에 멀쩡한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현실은 소비자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하고 있다. 자동차정비업체 관계자들은 대표적인 낭비 부품으로 등속조인트(동력전달장치)나 웜기어(조향장치), 주행상태에 따라 연료와 공기를 혼합해 실린더에 전달하는 스로틀바디 등을 꼽고 있다.
등속조인트나 웜기어의 경우 대부분 연결 베어링을 감싸는 고무부트가 찢어지며 마모되는 것으로, 조기에 발견하면 해당 고무를 교체하고 윤활유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2만∼3만원에 수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들 부품은 몇 년 전부터 별도의 생산·공급이 끊기며 고장이 날 경우 이를 통째로 교체해야 하며 이 경우 수리비가 10만~35만원이 든다.
요즘들어 생산·공급이 끊긴 부품들이 왜 이처럼 많은 것일까? 자동차정비업계는 대기업에서 부품공급 독점을 미끼로 일종의 끼워팔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자동차수리시장은 한 해 2조8천억원에 달하고 있다. 구태여 비싼 일체형 부품을 쓰지 않아도 된다면 자동차수리시장의 거품이 제거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불필요한 낭비나 대기업의 이익보다는 국가적 절약과 소비자의 이익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