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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의 최우수사원은 AI 알고리즘?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2-01-17 07: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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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기업, AI 가상 여직원 시상...이런 경우라면 카카오택시도 당연히!

중국 완커그룹의 최우수 신인사원으로 선정된 AI 사원 추이샤오판.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지난해 말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완커그룹은 ‘추이 샤오판’이라는 여성 직원에게 올해의 최우수 신입사원상을 수여했다. 그런데 이 여직원은 진짜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가상인간이다. 그는 지난해 2월1일 만들어져 완커그룹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추이 샤오판은 시스템 알고리즘을 활용해 다양한 미수금 및 연체 알림, 비정상적인 작업 감지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추이 샤오판이 촉구한 선불 연체 문서 상각률은 91.44%에 달할 정도다.

 

가상인간의 수상 소식을 접한 직원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직원은 “예전에 추이 샤오판으로부터 메일을 받았을 때 예쁘다고만 생각했는데 가상인간일 줄은 몰랐다”는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진정한 동료를 소중히 여겨라. 그들은 여전히 인간“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가상인간은 연예계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 신한라이프의 TV 광고에 등장한 ‘로지’는 아이돌 가수 못지않은 춤 실력으로 주목받았다. 영원한 22살인 그는 인스타그램에서도 인기다. 팔로워 11만4000여명이 로지의 일상을 확인하고 ‘좋아요’를 누른다.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가상모델 ‘루시’는 지난달 TV홈쇼핑 방송을 통해 쇼호스트로 데뷔했다. 루시의 얼굴은 MZ세대들이 선호하는 특성을 조합해 디자인됐다. LG전자가 선보인 ‘김래아’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계약을 맺고 곧 가수로 데뷔할 예정이다. 

 

기업에게 가상 인간 모델은 실제 인간과 달리 위험성이 없다는 점에서 크게 선호된다. 일반 대중인 소비자가 좋아할만한 연예인을 현실에서 찾으려면 많은 노력과 시행착오가 필요한데, 가상 인간은 스캔들에 휘말려 배신감을 주거나 실망시킬 여지가 없다.

 

가성비도 무시할 수 없다. 10억원을 웃도는 유명 연예인의 모델료와 비교했을 때 가상 인간은 몇천만원 수준에서 개발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홍보 목적에 맞게 이미지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로지나 루시처럼 인지도가 생기면 투자 효과는 더욱 커진다. 

 

앞으로 가상인간들의 활동 범위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간보다 가상인간을 채용하는 것이 훨씬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우리나라 일자리의 43%가 AI로 대체될 수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들도 가상인간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우수직원으로 표창하는 일이 곧 다가올지 모르겠다.


가상인간은 AI(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알고리즘(algorithm) 시스템에 의해 움직인다. AI 알고리즘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 명령들로 구성된 일련의 순서화된 절차다. 가상인간처럼 모습은 보이지 않더라도 AI 알고리즘은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 들었다. 

 

카카오택시도 그 중의 하나다. 카카오택시는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 일반 호출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AI 알고리즘 운용에 따른 오해”라며 “카카오택시는 AI 알고리즘 배차 시스템에 의해 각종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공정하고 효율적인 배차를 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앞에 빈 택시가 있어도, 해당 기사가 콜 골라잡기 이력이 있거나 평점이 낮은 택시 등 변수가 생긴다는 것이다. 즉, 승객과 가까운 곳에 있어 픽업 시간이 짧다고만 호출을 주는 게 아니라 승객이 남긴 기사에 대한 평가나 기사의 운행 형태, 배차 수락률 등이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다. 

 

이런 점을 볼 때 카카오택시의 AI 알고리즘은 회사 내에서 가장 최고의 우수사원이다. 중국 완커그룹 경우처럼 AI 알고리즘에게 최우수 직원상이라도 수여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카카오택시 기사들은 AI 알고리즘이 무슨 원리로 움직이는지 알 수 없어 강한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 ‘불공정한 것 같다’고 하소연해도 ‘그저 AI가 알아서 할 뿐’이라는 답만 돌아와 ‘뭔가 당하고 있다’는 기분이다. 


한 택시기사는 "그럼 우리는 AI 알고리즘에 지배당하고 있다는 얘기인가요?"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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