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강한 성장세를 과시했던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그룹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CNBC 등 외신들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루시드는 지난 2007년 설립된 전기차 제조사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다. 설립자인 버나드 체를 비롯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거쳐 현재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피터 롤린슨 등 주역들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테슬라의 성장을 이끌었던 인물들이다.
루시드는 1회 충전으로 837km를 주행할 수 있는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을 선보였지만, 지난 9월 말에야 양산을 시작했다.
루시드는 리비안과 함께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의 기존 완성차 업체들보다 전기차 시장에서 앞선 경쟁력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금융 시장에서는 이들 후발 전기차 제조사의 ‘거품 붕괴’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SEC는 루시드의 상장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지난 3일 루시드에 소환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SEC는 상장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제시된 매출 전망을 검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루시드 주가는 SEC 조사 소식에 장 초반 10% 넘게 폭락했지만, 이후 하락 폭이 줄어들며, 2.41달러(5.10%) 급락한 44.86달러로 장을 마쳤다.
루시드는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스팩(SPAC)을 통해 지난 7월 상장했다. SPAC은 기업 인수 합병만을 위해 설립하는 서류상의 회사를 일컫는 것으로, 루시드는 올 2월 처칠 캐피털과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 방안을 발표했고 7월말 양사가 합병하며 상장됐다.
당시 루시드의 기업가치는 240억 달러로 평가됐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피델리티, 프랭클린 템플턴, 윈슬로캐피털매니지먼트 등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해 44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SEC는 루시드의 SPAC 합병 조사 이전에도 SPAC를 통해 우회상장한 미국 전기차 업체들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날 공교롭게도 SEC는 테슬라가 태양광 시스템 결함으로 인한 위험을 주주, 고객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테슬라 전 직원 내부 고발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김남주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