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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심야 택시대란 해결책은 '기사 인센티브' 확대
  • 박래호 기자
  • 등록 2021-11-19 14: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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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들 심야운행 꺼리는 이유, 일 힘든 데다 기사 인센티브 제공 안되기 때문

위드 코로나 이후 그동안 억눌렸던 외출 수요가 폭발하면서 심야 시간대 택시 대란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아직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가 개인택시 3부제 운행을 풀었지만, 여전히 넘쳐나는 수요를 감당할 택시는 부족하다.


손님을 기다리는택시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택시 대수는 9월말 현재 개인택시 4만9161대, 법인택시 2만2603대(254개사)를 합쳐 모두 7만1764대다.

 

서울의 택시 대수는 외국의 다른 도시나 인구 수에 비해 매우 많은 대수다. 실제로 심야 시간대 이외에는 빈 택시가 넘쳐 택시 잡기가 수월한 편이라 감차를 추진할 정도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 제3차 3차 택시총량제에서 1만1831대를 감차하려고 했으나 2016년 50대, 2017년 24대 등 74대만 줄이는 데 그쳤다. 

 

이처럼 감차를 추진할 정도로 택시 대수가 많은데 왜 심야시간에는 택시가 잡히지 않는 것일까? 개인택시는 심야시간 운행을 기피하는 운전자들이 많고, 회사택시는 코로나19로 운행수입이 줄어들면서 회사를 떠난 기사들이 많아서다.

 

개인택시 운전자 중 60대 이상은 65% 정도이며, 7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15%에 달한다. 나이가 많을수록 낮 시간대 영업을 선호하고, 취객이 많아 일이 힘든 심야운행을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개인택시기사 A씨(67)는 “보통 나이 많은 개인 기사들은 돈을 좀 덜 벌어도 낮시간 영업을 더 선호한다”며 “밤에는 승객들이 주로 취객들이라서 시비가 붙을까봐 기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의 부제 해제에 대해 “심야에 돈 조금 더 벌겠다고 나오는 개인택시 기사들이 몇 명이나 될지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회사택시는 사납금 부담때문에 심야운행을 마다하지 않는 편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운행수입이 줄어들면서 많은 기사들이 회사를 떠났다. 


서울의 택시기사 수는 2019년 3만527명에서 지난해말 2만4507명, 그리고 9월말 현재 2만1237명으로 2019년에 비해 30%가 줄었다. 서울시내 254개 택시회사들은 기사 부족난으로 보유대수(2만2603대)의 절반도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들때문에 최근 심야 시간대 운행되고 있는 택시는 코로나19 이전보다 적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이달들어 심야 시간대 운행 택시는 일평균 1만6519대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만2070대)에 비해 5551대가 적게 운행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가 시행된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카카오T 택시 일평균 호출 수는 289만건으로 위드 코로나 시행 직전 2주간 대비 35% 증가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 첫 주말인 지난 6일에는 카카오T 택시 역대 최대 호출 수인 384만건을 기록했다. 그다음 주말인 13일에도 이에 육박하는 호출이 발생했다.

 

연말엔 택시 이용량이 더욱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택시 승차난은 매년 연말엔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문제지만, 올해엔 억눌렸던 모임 수요가 폭발하며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승객 감소로 사라졌던 승차거부 관행도 다시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심야 시간대 택시 공급을 늘릴 수 있는 해결책으로 기사 인센티브를 늘릴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심야 시간대 택시 운행이 주간보다 적은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택시기사들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운행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국 해결책은 ‘돈’이라는 결론이다. 업계는 택시요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선이라도 심야할증 요금 인상과 시간을 조정하는 방법을 건의했다. 현재 0시부터 4시까지의 심야시간 할증요금 적용시간을 실제 택시승객이 몰리는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로 조정하고, 시간대별로 요금에 차등을 두거나 심야 기본거리를 늘리고 기본요금을 올려 단거리 승차거부를 막는 방안을 제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대 5000원까지 받을 수 있는 스마트호출이 시민들과 택시업계의 반대로 폐지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추가 요금을 지불해서라도 택시를 잡으려는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택시기사가 승객의 목적지를 알 수 없는 강제배차 시스템인 가맹택시 ‘카카오T 블루’의 배차성공률은 78.5%다. 카카오T 블루는 최대 3000원까지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반면, 카카오T 일반 택시의 배차성공률은 4.6%에 그친다. 결국 택시를 잡기 어려운 심야시간대엔 유료 서비스를 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택시 호출앱의 유료서비스를 선택하기에 앞서 심야할증 요금 인상과 시간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서울시는 시민 부담을 우려해 요금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과거에 심야 시간대 택시 승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심야 할증요금과 시간 조정안을 올렸으나 시의회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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