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난 갈수록 힘들어...해결책은 '요원'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1-11-07 18:34:18

기사수정
  • 위드코로나 수요 급증, 호출앱도 무용지물…심야할증 요금·시간 조정 필요

심야시간대에 도심에서 택시잡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위드 코로나’ 1단계 시행으로 식당·술집의 24시간 영업과 유흥주점·노래방 영업이 자정까지 가능해지자 늦은 밤 귀가하는 시민들이 크게 늘어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난’이 빚어지고 있다.


심야시간대 한 손님이 택시를 손짓하며 불러세우고 있다. (교통일보 자료사진)

지난 1일(월요일)부터 5일(금요일)까지 0시 전후 심야시간대 택시 잡기가 어렵다는 시민들의 불만과 하소연이 이어졌다. 택시 잡기가 ‘길거리’에서 ‘호출앱 이용’으로 빠르게 변화했지만,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난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는 얘기다.

 

직장인 A씨(30)는 4일 0시쯤 무교동에서 호출 앱 3개를 동원해 40분 넘게 걸려 택시를 잡았다고 말했다. 택시를 잡지 못한 일부 시민들은 차도까지 내려와 이따금 지나가는 빈 택시를 향해 손짓을 했으나 승차거부를 당하는 등 예전과 똑같은 모습의 택시잡기가 연출됐다.

 

직장인 B씨(41)는 “5일 0시 평소 사용하던 가맹택시를 수십차례 호출했지만 택시가 30분 넘게 오지 않아 결국 포기하고 동료와 인근 음식점에서 시간을 때우다 새벽 2시경에야 겨우 택시를 잡고 귀가했다”고 말했다. 수십 분이 지나도록 택시를 잡지 못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난이 갑자기 심해진 이유는 코로나19 발생 2년여 만의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보복 소비와 연말연시 모임이 겹치면서 택시 수요가 폭발한 탓으로 보인다.

 

택시기사들도 “지난 1일부터 심야시간대 손님이 크게 늘어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다. 택시기사 C씨(55)는 “1일부터 5일까지 새벽 1시에도 콜이 너무 많이 터져 정신이 없었다”며 “그동안 억눌렸던 모임, 회식 등이 활발해져 당분간 손님들이 늘어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택시기사 D씨(65)는 “코로나19로 오후 11시만 되면 손님이 없어 파장이었는데,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며칠 사이엔 아주 대단했다”며 “낮에도 손님들이 많아 수입도 10~20%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택시호출 건수는 크게 늘었다. 타다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후 1~3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평균 택시호출 건수는 전주와 비교해 약 85% 늘었다. 특히 목요일인 4일 새벽 1~2시 택시 호출 건수는 지난주 같은 시간대와 비교해 790% 폭증했다. 같은 기간 타다 앱 신규 가입자도 37% 증가했다.

 

위드 코로나와 함께 연말엔 택시 이용량이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택시 승차난은 매년 연말엔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문제지만, 올해엔 억눌렸던 모임 수요가 폭발하며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승객 감소로 사라졌던 승차거부 관행도 다시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난 원인은 수요·공급의 밸런스가 무너지기 때문”이라며 “승차난 해결을 위해선 서울시가 어느 정도 시장경제원리를 작동시켜 심야할증 요금과 시간을 조정해 수요·공급량을 맞출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0시부터 4시까지의 심야시간 할증요금 적용시간을 밤 10시 또는 11시로 앞당겨 시간대별로 요금에 차등을 두거나, 심야 기본거리를 늘리고 기본요금을 올려 단거리 승차거부를 막는 방안을 제시했다.

 

실제로 추가 요금을 지불해서라도 택시를 잡으려는 수요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의 배차성공률은 78.5%다. 택시기사가 승객의 목적지를 알 수 없는 강제배차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다만, 호출이 몰릴 때는 최대 3000원까지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반면, 카카오T 일반 택시의 배차성공률은 4.6%에 그친다. 결국 택시를 잡기 어려운 심야시간대엔 유료 서비스를 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택시 호출앱의 유료서비스를 선택하기에 앞서 심야할증 요금과 시간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는 해마다 연말 택시 승차난을 대비해 한시적으로 개인택시 부제를 해제하는데 통상적으로 12월에 시작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시행 기간이 아직 짧아 해당 기간 동안의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개인택시 부제를 조기 해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TAG

프로필이미지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대구교통공사 등 3곳 철도안전관리 '최우수'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내 21개 철도운영자 및 철도시설관리자(이하 철도운영자등)를 대상으로 올해 1월부터 시행한 ‘2023년 철도안전관리 수준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대구교통공사올해 21개 철도운영자등의 수준평가 결과, 평균점수는 85.04점을 기록하여 작년(86.74점)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과거 5개년 평균(83.39점) ...
  2. 광주시 "택시부제 재도입 추진"…국토교통부에 심의 신청 광주시가 택시부제를 부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광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광주시는 16일 택시부제를 다시 도입하려고 최근 국토교통부 택시정책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했다.국토교통부는 2022년 11월 특광역시를 포함한 33개 지자체를 택시 승차난 발생지역으로 보고 택시부제를 해제했다.법인 택시 업계는 그동안 부제 해제로 택시가 과.
  3. 5월 20일부터 불법자동차 일제단속...자동차 불법 튜닝, 불법명의, 무단방치 등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는 질서있고 안전한 도로환경 조성을 위해 5월 20일부터 6월 21일까지(한 달간) 경찰청, 지자체 등과 합동으로 불법자동차 일제단속을 실시한다. 불법자동차 단속 자료사진 주요 단속 대상은 불법튜닝 및 안전기준 위반, 불법명의(일명 대포차), 무단방치 등 교통질서를 어지럽히는 불법자동차이다. 특히 이륜
  4. 교통사고 사망자 연간 100명대…부산시, 맞춤형 대책 마련 교통사고 사망자 연간 100명대…부산시, 맞춤형 대책 마련 고령자·이륜차·화물차 안전 강화 중점 4개 분야 35개 과제 추진 부산미래혁신회의 [부산시 제공]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시가 교통사고 사망자를 대폭 줄이기 위해 교통사고 취약 분야에 대한 맞춤형 안전대책을 마련했다. 부산시는 16일 오전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교...
  5. 日혼다, 전기차·소프트웨어 투자 2배로 늘린다…"87조원 투입"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가 2030년까지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분야에 10조엔(약 87조원)을 투자한다고 16일 밝혔다.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은 이날 도쿄에서 개최한 설명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혼다는 지금까지 전기차 등에 5조엔(약 43조5천억원)을 투자할 방...
  6. 구로구, 어린이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 실시 구로구가 11월 8일까지 ‘어린이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2024년 찾아가는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에서 교육을 듣고 있다. 어린이 자전거 교통 안전교육은 어린이들에게 체계적으로 자전거 교통안전에 대해 교육함으로써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올바른 교통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 대상은 어린이집, 유치
  7. 인천시, 남동택시쉼터 환경개선 완료 인천광역시는 택시운수종사자들에게 쾌적하고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남동택시쉼터의 환경을 개선하고 전기 충전기 설치도 완료했다고 밝혔다. 남동택시쉼터개소한 지 10년 이상 돼 노후된 남동택시쉼터 내부를 리모델링해 1층에는 졸음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쉴 수 있는 카페 공간을 조성하고, 2층에는 장시간 운전으
  8. 전기차부터 바이퓨얼 모델까지…KG모빌리티, 택시 3종 동시 출시 KG모빌리티(KGM)는 23일 택시 운전자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인 택시 전용 모델 3종을 출시했다고 밝혔다.KGM이 택시 시장에 동시에 내놓은 중형급 3종은 '토레스 EVX 택시', '코란도 EV 택시', '더 뉴 토레스 바이퓨얼 LPG 택시'다.KGM은 "특정 브랜드 독과점으로 제한적이던 택시 차종의 라인업 확대와 함께 전기차부터 바이퓨...
  9. 급발진 재연 시험 분석 결과…"할머니는 액셀을 밟지 않았다" 2022년 12월 이도현(사망 당시 12세) 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해 사고 현장 도로에서 이뤄진 국내 첫 재연시험 기록을 법원이 지정한 감정인의 정밀 분석 결과 '도현이의 할머니는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결과가 나왔다.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제조사 측 주장과 달리 '변속패턴'이 ...
  10. 울산시, 도심항공교통(UAM) 선도도시 성큼 다가섰다 울산시는 국토부가 주관하는 공모사업인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안전운용체계 핵심기술개발’ 7개 연구개발 과제 중 최종 2개 과제가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울산시, 도심항공교통(UAM) 선도도시 성큼 다가섰다`총 1,007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이번 연구개발(R&D) 공모사업은 정부 10대 국가전략기술 사업(프로젝트)으로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