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개별화물협회 김기태 이사장이 올 연말 치러질 협회의 제6대 이사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지난 1996년 2대 이사장부터 3·4·5대 이사장을 역임하며 무려 12년간 협회를 이끌어 왔으며, 협회를 현재의 위치에 오르게끔 한 주역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계속 장기집권(?)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져 차기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그의 출마 여부가 많은 관심을 끌었다.
김 이사장은 지난 7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같은 뜻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더 하라고 해도 더 해서는 안된다고 나 자신과 약속했다"며 "물은 흘러가야 바다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의 불출마 선언은 특히 그가 차기 연합회장 감으로 꼽혀온 터이기에 더욱 많은 회원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002년 4대 연합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다시 한번 연합회장을 맡을 인물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연합회장은 정관상 각 시·도 협회 이사장이 아니면 할 수 없도록 돼있어 김 이사장의 불출마 선언은 연합회장까지 포기하는 것이다. 최근 각 단체마다 단체장 선출과 관련된 여러가지 잡음이 일고 있는 점을 볼 때, 그의 퇴장은 그래서 아름답기까지 하다.
김 이사장의 공(功)은 무엇보다 협회의 재정자립을 이룩한데 있다. 2대 이사장 초기 시절에 사무실 보증금조차 없을 정도로 열악한 협회의 재정상태가 현재는 협회 자가사옥(260평) 및 산하 8개 지부가운데 6개 지부가 자가 사무실을 확보할만큼 건실해졌다.
회원자녀 장학금지급, 경조사 등 회원 복리후생사업도 2대 이사장 초기 시절에 500만원도 지급하지 못했으나 올해 2억원을 지급해 40배 이상 확대됐다. 특히 다른 단체와는 달리 상조회비를 일절 걷지않고 복리후생사업을 활성화시켰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또 업권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을 강력추진해 개별화물에 대한 전면허가, 등록제에서 허가제 전환, 보험요율 인하 등의 업적을 이뤄냈다.
"내부의 조직갈등이나 '이사장이 뭐하고 있느냐'는 회원들의 질책을 듣거나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안될 때가 가장 어려웠다"고 회상하는 김 이사장은 "그래도 회원들의 성원과 협력에 힘입어 나름대로 무난하게 이사장 직을 수행해온 것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후임 이사장 선출은 경쟁이 아닌 추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면 한다"며 "지난 12년 간 부족한 저를 믿고 밀어준 회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