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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대리’, 대리운전사업 접는다
  • 박래호 기자
  • 등록 2021-08-02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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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장기화로 서비스 중단…기존 전화콜 시장 벽 넘지 못해

지난해 10월 ‘타다 대리’를 출시한 VCNC가 대리운전시장 진출 10개월 만에 사업을 접는다.

지난해 ‘타다 대리’를 출시한 VCNC가 대리운전시장 진출 10개월 만에 사업을 접는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VCNC는 대리운전 서비스인 ‘타다 대리’를 오는 8월27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VCNC는 “보다 친절하고 안전한 대리운전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의 장기화로 인해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VCNC는 지난해 10월 업계 평균보다 낮은 15%의 수수료, 이용자 요청사항을 통한 맞춤형 드라이버 호출, 호출 후 15분 내 도착하는 바로대리 서비스 등을 앞세워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했다. 주요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중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에 이어 두 번째다.

 

VCNC가 대리운전사업을 접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야간 이동량 감소다. 대리운전 수요는 주로 늦은 밤에 발생하지만 밤 10시 이후 가게 내 영업을 금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대리운전 시장도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VCNC는 대리운전 시장 안착에 공을 들였지만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디지털화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고심 끝에 시장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앱으로 택시를 부르는 것이 보편화된 택시중개 시장과는 달리 대리운전 쪽은 여전히 전화로 운전기사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 택시 호출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다.

 

지난 2016년 대리운전시장에 진출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점유율은 15~20% 선에 머무르고 있다. 나머지 점유율은 여전히 전화콜 중개를 하는 기존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카카오T 전화콜’을 출시했으며 대리운전업계 1위 서비스인 ‘1577 대리운전’을 운영하는 코리아드라이브와 신규법인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하고 전화콜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VCNC의 사업 철수에 영향을 미친 또 다른 요인은 플랫폼 사업자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에 대한 기존 업계의 반발로 자칫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리운전총연합회는 지난 5월 대리운전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다. 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데까지는 통상 1년이 걸려 업체들이 대비할 시간은 어느 정도 주어진 셈이지만, 적합업종으로 지정될 경우 주요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들은 관련 사업 계획을 단번에 바꿔야 하기 때문에 사태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대리운전기사들의 노동조건·처우 문제가 부각될 수도 있다. 지난 1월 카카오모빌리티는 전국 대리운전노동조합과 교섭하라는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대리운전노조는 지난해 7월 합법노조가 된 후 꾸준히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단체협약 체결 지위에 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며 거부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가 연달아 카카오모빌리티가 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결국 행정소송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들은 여전히 대리운전시장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 대리운전시장이 약 3조원에 달해 잘만 운영한다면 막대한 중개수수료 매출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매력 때문에 티맵모빌리티도 최근 대리운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티맵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 앱인 ‘티맵’을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많은 만큼 이를 토대로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전화콜 업체의 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디지털화가 잘만 진행된다면 플랫폼 입장에서는 분명히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라며 “다만 ‘타다 대리’ 사례에서 봤듯 쉽게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시장은 아니기에 시장 안착까지는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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