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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차없는 날' 행사에 환영ㆍ불만 교차
  • 교통일보
  • 등록 2007-09-10 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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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교통 샐러리맨 '괜찮네'…영업ㆍ생계형 운전자는 불만
자가용 운전을 자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자는 취지에서 10일 일부 도심 구간의 교통을 통제하는 등 `서울 차 없는 날' 행사가 실시됐다.

기대대로 출근시간 단축의 효과를 본 시민들이 `대중교통 우대가 필요하다'고 만족해한 반면 영업용 차량 운전자와 통제 구간인 종로 일대 회사원들을 중심으로 `전시행정에 불과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차 없는 날' 서울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출근시간대(오전 7시~9시) 서울 시내 121개 지점의 총 교통량은 44만7천421대로 지난주 월요일(3일)의 57만3천316대에 비해 22.0% 줄었다.

시민단체 녹색교통운동도 13개 지점에서 별도로 자가용 통행량을 조사한 결과 출근시간대 집계된 자가용 수는 4만4천448대로 일주일 전(5만8천160대)보다 23.6%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4시부터 오후 6시까지 버스를 제외한 모든 차량의 통행이 금지된 세종로사거리~동대문 2.8㎞ 구간에는 교통통제 방침이 미리 알려진 덕분에 아침 출근시간대에도 아예 승용차를 몰고 나오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오전 한때 동대문과 세종로 사거리에서 차량을 돌리느라 다소 혼잡이 빚어지고 종로 주변 우회도로인 을지로나 청계천로, 원남동길 등에 차량이 몰리는 현상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평소 월요일에 비해서는 무난한 교통 흐름을 보였다.

이에 따라 상당수 직장인들은 "출근시간이 10분 이상 단축됐다"며 차 없는 거리 행사를 반겼다.

회사원 김순정(23.여)씨는 "자동차로 출근하는 사람들은 좀 불편하겠지만 대중교통 수단을 우대해 출근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오늘 하루 불편을 겪는 분도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하계동에서 삼청동까지 출근하는 김태주(31.여)씨는 "오늘이 `차 없는 날'이라는 소식을 듣고 막히지 않을 것 같아 20분 정도 늦게 출발했는데 제 시간에 도착했다"며 만족해 했다.

그러나 개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통제와 대중교통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동대문에서 잠시 경찰과 실랑이를 벌인 직장인 서인숙(35.여)씨는 "갓난아이를 아현동 시댁에 맡기고 직장에 가야하는데 직선도로인 종로길을 통제하니 30분 가량 늦게 생겼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정관영씨는 서울시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전철에 사람이 너무 많아 에어컨을 켜도 답답해 혼났고 제 옆에 있던 한 여성은 실신하기도 했다"며 행사에 앞서 충분한 대중교통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음을 비판했다.

특히 생계 수단인 영업용 차량 운전자들의 불만이 컸다.

택시기사 김모(46)씨는 "차 없는 날이라고 주요 거점을 우회해 영업해야 하는데 손님들과 거리 및 요금 문제로 마찰이 생긴다"고 말했다.

동대문상가에서 오토바이 배달업을 하는 유경운(40)씨도 "물건을 배달할 때 하루에도 몇 번씩 종로길을 이용한다. 주변에 오토바이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많다. 오토바이가 교통혼잡의 주범도 아닌데 통행 제한은 너무하지 않느냐"라고 항의했다.

전반적으로 교통량이 줄어든 가운데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오히려 자동차 통행량이 늘거나 평소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 곳도 있어 지역 주민들과 직장인들이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녹색교통운동 조사결과 동작대로는 지난주 월요일에 비해 오히려 교통량이 많았고 강남대로와 송파대로 등은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영화사 직원 김형섭(29)씨는 "하남에서 종로까지 출근하는데 만원버스에 시달려 아침부터 피곤하다. 잠실 쪽에서는 통제를 하지 않아 평소처럼 많이 막혔고 종로 쪽은 도로를 막아서 버스통행도 원활하지 못했다. 의도는 좋지만 결국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니겠냐"라며 불만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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