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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택시 근절 목소리 높다
  • 이병문 기자
  • 등록 2007-09-02 17: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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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객 안전 위협…툭하면 범죄에 사용
또 다시 불법 도급택시가 범죄에 사용된 것으로 밝혀져 택시 이용객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으며 차제에 도급택시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최근 홍익대 앞에서 여성 회사원 2명을 납치해 금품을 빼앗고 살해한 용의자 중 한 명이 불법 도급택시 기사라고 31일 밝혔다. 불법 도급택시를 사용한 범죄는 과거에도 온보현사건과 분당 여승무원 살해사건, 강남 부녀자 택시강도 사건 등이 발생, 현재 진행형이다.

이에 대해 전국택시노조연맹(위원장 문진국)은 1일 성명을 내고 "또 다시 2명의 시민들이 불법 도급택시를 사용한 범죄에 희생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불법 도급택시를 근절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택시노련은 도급택시 근절을 위해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의 조속한 정착 ▲운송비용 사용자 부담 법제화 ▲영업정지 처분 대신 면허취소 등의 강력한 처벌 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의 소극적이고 미온적인 태도로 우후죽순격으로 불법 도급택시가 급증, 택시이용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생명까지 빼앗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들도 심야에 택시를 이용하기가 겁난다며 정부가 도급택시 근절에 적극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도급택시란 법인 택시업체에서 기사를 정식으로 고용하지 않고 신청자에게 계약금 및 월 납입액을 받아 렌터카처럼 빌려주는 택시를 말한다. 운전기사가 한 달, 아니면 2~3개월 또는 6개월 단위로 회사에게 일정액을 내는 대신 운송수입금을 모두 갖는다. 회사는 기사에게 급료를 주지 않는 대신 유류비나 수리비 등 차량운행경비는 모두 기사가 부담하며, 한 명이 차 한 대를 갖고 온종일 일하거나 두 명이 교대근무를 하기도 한다.

도급택시는 정비도 제대로 받지 않는데다 운전기사가 단기간에 많은 수입을 올리려고 과속난폭운전을 일삼아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며 이번 경우처럼 범죄에 사용하기 위해 일부러 도급택시를 운전하는 사람들도 있다.

도급택시는 공식 월급 받기를 꺼리는 신용불량자 또는 무자격자들이 주로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업체들은 최근 몇 년 동안 경기가 나빠지면서 인건비 등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도급택시를 마다하지 않는 편이다. 서울의 경우 정식 기사를 고용하면 매달 200~230만원의 사납금을 받아 100여만원의 월급과 함께 국민연금과 성과급 지급 등 별도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나, 도급택시는 기사로부터 받는 한 달 120만원 정도가 그냥 남는 돈이다. 기사를 정식으로 고용하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 되고 정식신고도 돼있지 않아 탈세도 가능하다.

도급택시는 이용객의 안전을 위협할 소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외관상으로는 구별이 거의 불가능하다. 도급택시라도 조수석에 일반 택시처럼 기사신분증을 붙여놓고 다니기 때문에 일반손님은 물론이고 행정당국도 적발하기 어렵다.

실제 서울시가 올 1월부터 7월말까지 도급차량을 적발한 건수는 겨우 41건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도급택시를 단속하고 있지만 현장단속하기가 쉽지않고 인력도 부족하는 등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지난 1월부터 심야택시 범죄 예방을 위해 차량마다 고유번호를 붙여 탑승자가 핸드폰으로 가족 등에게 번호를 보내면 차량정보가 전송되는 '그린택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현재 서울시내 모든 법인택시가 등록돼 있고 개인택시는 15% 정도가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실적은 하루 평균 60여건으로 매우 저조하다. 홍대 사건의 범행차량에도 그린택시 스티커가 붙어 있었지만 탑승자들은 알지 못했다. 결국 별다른 대책이 없어 여성들은 늦은 시간 택시에 승차할 때마다 범죄공포에 떨 수밖에 없다.

오는 10월에 시행될 예정인 ‘여성전용 콜택시’ 역시 뾰족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여성 콜택시는 여성들이 여성기사 콜택시를 요청하면 위성항법장치(GPS)를 활용, 가장 가까운 차량을 우선 배차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심야족 여성 승객의 수요가 몰리는 밤 11시∼다음날 오전 1시에 집중 배치된다.

현재 시내 택시기사 가운데 여성은 820명 정도이며 브랜드 콜택시 6개 업체에 등록된 여성 운전 차량은 130대다. 이는 직장여성의 숫자가 늘어나고, 여성음주 인구가 증가하면서 하룻밤 서울시내에서 야근이나 회식 등을 마치고 귀가하는 여성들의 숫자와 비교할 때 실효성 면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급택시는 워낙 은밀하게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숫자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서울의 경우 막연히 전체 법인택시의 20~30% 이상이 될 것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서울시는 도급택시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신고포상금제 도입도 적극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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