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9차례의 부분파업을 겪은 기아차가 GM대우차에 밀리며 올들어 처음으로 월간 판매순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의 7월 판매 실적이 노사관계의 안정여부에 따라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노사관계가 안정돼 파업이 적고,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높은 회사일수록 탄탄한 성장세를 보인 것.
국내 5개 완성차업체의 7월 판매 실적은 내수 10만1천403대, 수출 28만929대 등 39만695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4% 늘어난 반면 전월보다는 12.8% 줄었다.
GM대우차의 경우 7월 한달간 8만8천832대를 판매해 전년동기보다 판매량을 29.5% 늘렸다. 전월에 비해서도 4.9% 증가했다. 내수(1만451대)는 전년동기보다 9.5% 줄었지만 수출(7만8천381대)은 37.3% 늘었다. 이에 따라 GM대우는 올들어 처음으로 기아차를 제치고 2위 자리에 올라섰다.
GM대우 관계자는 "우리가 잘했다기 보다 기아차가 파업 때문에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GM대우는 평소 하던대로 꾸준히 판매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GM대우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총 14시간 파업에 그쳤다. 이에 따라 생산차질도 3천500여대로 최소화할 수 있었다. 7월 한달간 무려 9차례, 106시간의 파업을 겪으며 2만2천319대의 생산차질을 빚은 기아차와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노조가 없는 르노삼성은 말할것도 없다. 안정적인 노사 관계를 바탕으로 꾸준히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새로 선보인 SM5 뉴 임프레션 덕분에 내수 시장에서 1년3개월만에 GM대우차를 제치고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SM5 판매량은 8천728대로, 전년동기보다 44.6% 증가하며 차종별 내수 판매 순위에서 3위에 올랐다.
덕분에 르노삼성은 7월 한달간 내수 1만2천421대, 수출 3천583대 등 전년동기보다 25.0% 늘어난 1만6천4대를 판매했다. 전달에 비해서도 21.7% 늘었다.
강성 노조로 이름을 날렸던 쌍용차도 올해는 노사 관계 안정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쌍용차는 7월에 1만839대를 판매해 전년동기보다 85.4%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번 금속 노조의 정치파업에 참여하지 않았고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임금협상을 타결지은게 결정적인 이유였다.
이에 반해 노조의 파업에 시달린 기아차의 실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기아차는 내수 2만10대, 수출 5만5천788대 등 7만5천798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3.2% 늘었지만 전월보다는 무려 32.6% 급감했다. 특히 내수 판매는 전년동기, 전월 모두 각각 5.1%, 9.1% 감소하는 부진을 겪었다.
현대차의 경우 전년동기보다 61.1% 늘어난 19만9천222대를 판매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리 긍정적이지도 않다.
지난해 7월, 16일간의 장기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덕분에 올해 실적이 외견상 좋게 나왔을 뿐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실제 현대차의 7월 실적은 전달과 비교할 경우 내수는 6.7%, 수출은 14.3%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