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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택배시장 8월 진출설의 전모
  • 이호돌 기자
  • 등록 2007-07-22 17: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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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택배사업 진출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롯데 8월 진출설´로 통하는 소문은 올 초 업계 안팎에서 나돌기 시작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 대부분은 이같은 소문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롯데 8월 진출설´의 전모는 이렇다. 롯데그룹의 물류회사인 롯데로지스틱스(LLC)는 물량난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아주그룹 계열의 아주택배를 100억원 안팎에 인수해 8월경 택배시장에 뛰어든다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를 뒤집는 소문이 업계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롯데그룹 진출 무산설´이 바로 그것.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M&A 작업이 인수금액에 대한 양사간 이견차가 커지면서 막판 결렬됐다는 내용이다. 롯데 측은 아주 측에 130억원을 제시한 반면, 아주 측은 180억원을 요구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50억원을 두고 막바지에 틀어졌다는 설명이다.

양사 주변에선 이를 계기로 양사 관계 또한 크게 소원(疏遠)해졌으며, 롯데그룹의 택배시장 진출이 연말로 늦춰졌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당사자인 롯데와 아주 양측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접촉조차 하지 않았는데 무슨 인수니 매각이니 하는 말들이 나올 수 있느냐는 것.

롯데그룹의 택배시장 진출설이 흘러나오게 된 것은 지난해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 인수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8월 우리홈쇼핑 지분(53.03%)을 전격 인수하며 경영권을 획득했다. 올 4월엔 채널명을 롯데홈쇼핑으로 바꾸기도 했다.

홈쇼핑은 택배업계에선 알짜 화주로 통한다. 현대·한진·대한통운·CJ 등 메이저 택배사들 대부분은 최대 화주인 홈쇼핑 물량을 발판으로 업계 선두권에 포진해 있다.

롯데홈쇼핑 역시 한 달에 평균 30만 박스 이상의 택배 물량이 나오고 있다. 현재는 현대택배가 이를 독점 배송하고 있는 상황.

결국 택배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롯데로선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롯데백화점을 비롯, 롯데마트·롯데닷컴 등 택배 물량이 나올 만한 회사들을 여럿 거느리고 있다는 점도 시장 진출을 독려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롯데홈쇼핑을 포함한 계열사 택배물량만 한데 모을 경우 하루 15~20만 박스 처리가 무난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 롯데가 마음만 먹으면 단숨에 업계 상위권 도약도 가능한 대목이다.

관련업계가 롯데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런 이유다. 우리홈쇼핑 인수로 택배사업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마당에 진출을 망설일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 남의 회사에 택배 물량을 주느니 택배회사 하나를 인수해 처리하려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라는 이야기다.

롯데가 택배시장에 진출할 지 여부에 대한 답을 섣불리 내놓기는 힘들어 보인다.

다만 진출 가능성이 농후한 것만은 분명하다. 관련업계도 롯데의 진출 쪽에 무게를 두는 눈치다. 진출을 위한 부대조건이 마련된 마당에 굳이 진출을 꺼릴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진출 시기의 경우 당초 예상했던 다음달 대신 연말 경이 유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독자 진출이 아닌 중소 택배사 인수를 통해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시기적으로 추석 특수기가 낀 9월은 지나야 본격적인 움직임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가장 확실한 답은 칼자루를 쥐고 있는 롯데만이 알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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