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사고 입원환자 94%가 경상, 17%가 부재중
교통사고를 당하면 무조건 드러눕고 보자는 식의 이른바 '나이롱 환자'가 늘고 있으나 병·의원의 환자 관리나 제도적 장치는 허술하기 짝이 없어 보완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손해보험협회가 14개 손해보험사와 함께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교통사고(자동차사고)로 병·의원에 입원한 환자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선 결과, 입원환자 중 16.6%가 병실을 비워 2005년의 환자부재율 16.0%에 비해 0.6%포인트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의 이번 점검은 서울 등 전국 40개 도시의 3천164개 병·의원의 교통사고 입원환자 1만 7천692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점검 결과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입원한 환자 중 2천930명(16.6%)이 점검 당시 병실을 비우고 외출했으며, 주중의 부재율은 13.4%인 반면 주말의 부재율은 19.9%로 6.5%포인트가 더 높아 주말 외출이 더욱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가 병실을 비운 경우는 서울 20.4%, 충청 19.1%, 경인 18.4% 순으로 나타나 주로 수도권과 충청 지역의 부재율이 높았고, 입원율이 높을 수록 불필요한 입원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자동차사고로 입원하는 환자의 평균 입원율은 75%나 되는 가운데 자동차보험 입원환자의 93.9%가 8급 이하의 경상 환자로 드러나 가벼운 사고에도 입원하는 사례가 많았고, 장기간의 과잉진료 등 도덕적 해이 현상까지 생기는 것으로 드러났다.[BestNocut_R]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협회는, 교통사고 환자들이 보상금과 합의금을 타내기 위해 '무조건 드러눕고 보자'는 식으로 과잉 보상심리를 앞세운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환자들의 이러한 심리에 편승, 일부 의료기관 중에는 경영상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불필요한 입원을 유도하거나 장기간 입원을 방치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행 제도 하에서는 부당하게 외출 또는 외박하는 환자나 이를 방치하는 병원을 규제할 방법이 없어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개선책으로 자동차보험 입원환자의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협회 관계자는 지적했다.
한편, 이들 '나이롱환자' 때문에 생기는 전국적인 보험금 누수액은 연간 1천810억 원에 이르고, 이 중 치료비로 685억 원, 합의금으로 1천125억 원이 누수된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