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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카드 미사용액 누구 돈인가?
  • 이병문
  • 등록 2007-07-04 19: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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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통카드는 가판대와 편의점, 지하철역 등에서 쉽게 사거나 충전할 수 있다. 반면 고장이 나거나 환불을 원할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전자화폐를 겸하는 ‘티머니’는 GS25 등 지정된 편의점에, 교통카드 전용인 유패스는 가판대에 가야한다. 편의점이나 가판대 가운데 환불을 해주는 곳은 일부다. 지난 4월부터는 수수료 500원이 부과되고 있으며, 고장난 교통카드는 환불받기까지 10여일을 기다려야 한다.

다른 지역 상황은 더 나쁘다. 광주의 교통카드 판매소는 200여곳이지만 환불이나 교환을 할 수 있는 곳은 동구 금남로에 있는 빛고을카드센터 한곳뿐이다. 대구에서는 대구은행 지점에서만, 부산에서는 부산은행 지점이나 제조·관리회사에서만 가능하다. 광주와 부산은 수수료가 없지만, 대구는 환불 때 1만원 이하면 200원, 1만원이 넘으면 1.5%의 수수료를 뗀다.

불편한 환불 탓에 적은 액수가 남은 교통카드는 버려지거나 서랍 속에 처박히기 일쑤다. 이런 미사용액은 갈수록 쌓여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승객이 충전한 돈은 교통카드 회사의 선수금으로 잡힌다. 부산의 경우 하나로카드에 200억원, 마이비카드에 70억원 가량의 선수금이 쌓였고, 서울의 한국스마트카드는 300억원 정도를 쌓아놓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미사용액이 얼마나 되는지 교통카드 업체들은 그 규모도 파악하지 않고 있다. 서랍속 소액은 고스란히 업체 수익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따로 정리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교통카드에 남은 소액 충전금은 카드업체들의 불로소득이다. 남은 충전금이 교통약자 보조나 편의시설 확보 등 공공적인 목적에 사용될 수 있도록 시민이나 시의회가 나서 적절한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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