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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판 떼고 지정업체까지 가라고?
  • 국정넷포터 이창욱
  • 등록 2005-06-23 19: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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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는 나라의 효율적인 관리와 질서유지를 위해 국가내의 주요한 자원 중 특정부분을 나라에 등록시켜 관리하고 있습니다.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없어질 때까지 관리되는 자원으로는 대표적으로 사람, 주택, 차량이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길거리를 질주하는 자동차는 생활영역을 비약적으로 확장시켜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준 장본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빠른 속도와 충돌시의 파괴력으로 인해 가장 많은 수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주원인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굴러다니는 모든 자동차를 개인에게 인도되는 순간부터 폐차장에서 그 수명이 다할 때까지 등록시키게 하여 현황을 파악하고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하는 등 여러 가지 관리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곳에 고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움직이는 자동차를 정부에서 관리하는데 있어서 근간이 되는 것은 자동차의 앞뒷면에 부착되어 있는 차량 번호판입니다.

차량번호판은 모든 차량이 부착하고 있는 일종의 이름표와도 같은 것이어서 한 모델이 대량으로 생산되어 운행되고 있음에도 모든 차량이 구분되어질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자동차가 법규를 위반한다거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도 손쉽게 차량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런데 저는 얼마 전에 조금은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거지를 다른 행정구역으로 옮기면서 지역이 표시되어 있던 구 차량 표지판을 교체해야 되겠기에 새로 이사 온 곳의 차량등록사업소를 찾아갔습니다. 집과는 꽤 멀리 있는 차량등록사업소를 찾기 위해 새로 이사 온 탓에 익숙하지도 않은 길을 이리저리 물어가며 갔습니다.

사업소로 들어가는 도로 입구에서는 몇몇의 사람들이 차량번호판을 바꾸는데 꽤 많은 시간과 번거로움이 든다며 만원의 수수료를 내면 자신들이 위임받아 처리해준다고 손을 잡아끌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실도 모른 채 덥썩 맡기기가 꺼려져서 직접 사업소로 들어갔습니다.

행정처리는 호객행위를 하던 사람들의 말과는 다르게 매우 간단한 과정만을 거치면 되었습니다. 한 장의 신고서와 가져간 첨부서류를 내고나서 기존의 번호판을 공익요원이 떼어 가면 새로운 차량등록이 완성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이미 기존의 번호판은 떼어간 상태에서 새로운 번호판을 부착하려면 주변에 위치한 지정업체를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차량 번호판이 없는 채로 도로를 주행해서 찾아가야 한다니 아무리 차로 갈 경우 멀지 않은 거리라지만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는 방식이었습니다. 매번 이 같은 과정을 설명해줬을 사업소 직원은 "번호판이 없으신 채로 차를 운전해서 가야 하니 사고가 나지 않게 조심해서 운전하세요"라며 친절한 설명을 해줍니다.

교통사고라는 것이 본인만 조심한다고 해서 100%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또 한두 번도 아니고 매번 차량 번호판을 바꾸러 오는 많은 사람들이 이 주변을 번호판 없는 채로 운행해야 한다니 뭔가 부적절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거리상으로 지척이라고는 해도 그 길이 사거리와 오거리의 교차로를 지나쳐 가야하는 복잡한 도로였으니 사고발생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원래 그곳에서 정해놓은 방식이 그렇다고 하니 일단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차량을 가지고 업체를 찾아가니 제가 새로 부여받은 번호판을 얼마간의 수수료를 받고 달아줍니다. 이렇게 해서 짧으나마 무적차량이었던 우리 집 차가 다행히도 별 탈없이 새 이름표을 달게 되었습니다.

간혹 방송프로그램에서 범죄과정을 보면 차량번호판을 다른 번호판으로 바꿔달거나 위조하여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 이처럼 번호판이 없는 차량은 여러 가지 관리체계와 감시의 눈을 벗어나게 됩니다. 그냥 없이 조금 다니면 되지 라고 쉽게 생각하기에는 번호판의 기능과 자동차의 위험은 너무 큽니다.

기존의 방식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은 초기엔 조금의 번거로움과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상식적으로 옳은 방향이라면 응당 이루어져야 합니다. 차량등록과정에서도 번호판 없이 지정업체를 찾아가게 만들 것이 아니라 반납해야 될 구 차량번호판을 번호판제작 및 부착 업무를 하는 지정업체에서 바로 떼어 반납 받도록 한다면 그 자리에서 새로운 번호판으로 바뀌게 되어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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