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통공사(지하철) 노동조합이 결국 파업에 돌입했다.
부산교통공사 노조 오영환 위원장은 16일 새벽 4시 최종 노사협상 결렬과 함께 파업에 돌입할 것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전날인 15일 저녁부터 부산 노포동 차량기지에 집결하기 시작한 1천800여명의 조합원들은 파업돌입 선언과 함께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장소인 노포동 차량기지 잔디구장에는 200개의 천막이 설치돼 조합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노조는 오전 9시부터 다시 집회를 재개할 예정이다.
앞서 전날인 15일 저녁 9시 30분부터 이날 새벽 3시까지 이어진 교통공사 노사 최종협상에서 양측은 쟁점사항인 인력충원 규모와 해고자 복직문제를 놓고 끝까지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회사측은 최종협상을 시작하면서 양산선 개설과 함께 27명을 신규채용하고 38명을 전보(인력재배치)조치한다는 원안에서 한발 물러서 58명을 신규채용하고 전보는 21명으로 축소하는 수정안을 내놨다. 또 협상 막바지에는 해고자 가운데 1명을 복직시켜주겠다는 협상 히든카드까지 제시했다.
노조 측도 수정안을 제시해 154명을 신규채용할 것을 요구한 원안에서 물러나 협상 막바지에는 전보조치 없이 신규인력 88명을 충원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의 수정안과 여전히 차이가 벌어지는데다 해고자 복직문제에서 노조측이 2명을 모두 복직시켜줄 것을 요구하면서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또 성과급 지급문제 등이 얽히면서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노조의 파업돌입에도 불구하고, 부산교통공사 김구현 사장은 "지하철 운행차질은 없다"고 강조했다. 비 노조원 등으로 구성된 대체인력 6백 여 명이 이미 투입준비를 마쳤고 짧게는 사나흘, 길면 일주일까지는 지하철을 차질없이 운행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는 교대인력 부족으로 대체인력의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지하철 운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파업에 돌입한 부산교통공사 노조는 15일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18일 오후 5시까지 합법적으로 쟁의행위(파업)을 할 수 있다. 따라서 18일까지는 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가 이뤄지는 동안 노사 양측의 물밑 협상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양측이 처음보다는 입장차이를 많이 좁힌 이상, 파업이 18일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노사양측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측에서는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이상 지금까지 나왔던 수정안을 거두고 다시 원점에서 논의하겠다는 원칙을 밝혀, 파업이 단기간에 끝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버스-지하철간 환승제가 시행된지 이틀만에 지하철 파업이라는 위기를 맞으면서, 지하철 파업이 환승제 조기정착 등 시 교통정책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와, 파업 장기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