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휘발유 ℓ당 1700원 돌파…경유값도 7월 또 인상
기름값이 '거침없는 하이킥'을 거듭하고 있다. 휘발유는 서울 일부 지역에선 ℓ당 1천700원선마저 돌파한 상태다.
. 여름 성수기가 가까워지면서 휘발유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10일 정유업계 및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월 첫째주 서울지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가격은 ℓ당 1천595.49원. 사상 최고가였던 지난해 8월 셋째주의 1천594.42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유소 기름값은 석 달만에 10%나 오르면서, 12주 연속 상승행진중이다.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도 지난달 리터당 1천505.2원에 달해 지난해 9월(1천505.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기름 값 인상은 만성화된 수급불균형 속에 이란 핵문제, 나이지리아 내전 등이 겹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휘발유 가격산정의 기준이 되고 있는 싱가포르 휘발유(완제품) 현물가격은 작년 10월 배럴당 61.3달러에서 지난달 말에는 85.3달러까지 상승한 상태다.
이에 따라 GS칼텍스는 9일 자정부터 휘발유 세후 공장도 가격을 7원 인상했고, 다른 정유사도 비슷한 수준의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고유가 체감도는 휘발유 보다 경유차량 운전자가 더 커 보인다. 지난 2000년 휘발유 가격 대비 46%에 불과했던 경유값은 정부의 에너지세제개편계획에 따라 매년 단계적으로 인상되어왔다.
더구나 7월부터는 경유가격이 휘발유 대비 85%수준으로 다시 인상될 예정이어서, 경유차를 주로 이용하는 생계형 운전자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기름값 상승세는 에어컨 사용 등 여름 성수기가 가까워지면서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고유가'의 먹구름이 다시 드리우면서, 소비자들도 '유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어느 주유소가 저렴한지 비교사이트를 검색해 조금이라도 값싼 주유소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가 하면, 신용카드도 다른 부가서비스 보다는 주유할인 혜택이 큰 카드가 최고 인기상품이 되고 있다.
신용카드의 경우 종전엔 ℓ당 50~80원정도 할인 또는 적립되는 카드가 대부분이었지만, 은행과 카드사들도 최근엔 ℓ당 100원까지 할인되는 카드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한 시내 주유소직원은 "생수나 화장지 같은 사은품을 없애고 차라리 그만큼 기름값을 낮춰달라고 요구하는 운전자들도 아주 많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