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남홍 사장, "지금 어렵지만 체질 개선의 기회"
<증시전문가들, "3조원 이상 여력, 다소 과장돼">
조남홍 기아차 사장은 최근 시장에서 흘러나오는 유동성 문제와 관련 "중장기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공장 건설 등 투자증가로 유동성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조남홍 사장은 4일 오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1분기 실적발표를 겸한 기업설명회(IR)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조 사장은 "기아차가 외부에 어렵게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오히려 기아차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며 "올해는 환율 900원대에서도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는 체제를 가꾸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설명회에 동석한 안희봉 재경본부장(전무)은 시중에 나돌고 있는 유동성 위기설을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장기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흐름이나 가용 가능한 자산 등을 고려할 때 재무제표상 전혀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 해외공장 투자도 적절히 시차를 배분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해외투자자금도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기아차 위기설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도 '다소 과장됐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최근 내수 부진과 원화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데다 차입금 규모도 부담스럽긴 하지만 유동성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기아차의 2006년 연결기준 부채 비율은 280% 수준으로 경쟁업체에 비해 높지 않으며 보유 현금(1조 원)과 상장계열사 지분 가치(2조 원) 등을 감안하면 3조 원 이상의 유동성 여력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 슬로바키아 공장이 완전히 가동되는 내년을 고비로 글로벌 수익의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고 투자 사이클도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최근 유동성 위기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아차의 적자를 키워 온 해외 현지법인에서 실적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희소식이다. 최근 슬로바키아 공장이 설립 4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 하지만 기아차가 유동성 부담을 덜 수 있는 영업이익률 2%대에 도달하는 것은 2010년쯤 돼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기아차는 올해 1.4분기에 73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남홍 사장은 "1분기는 영업적자를 피할 수 없었다"며 "이제 라인 조정이 마무리돼 가동률이 높아지고 신차 출시, 전사적인 원가절감 노력이 더해지면 2분기이후에는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차는 2분기 이후 ▲가동률 향상 ▲신차종 투입 및 판매경쟁력 강화 ▲무수익 고정 자산 매각 ▲유럽공장 조기 정상화 등 모든 경영활동에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고려, 2분기에는 흑자를 실현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