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서 흔치않은 뺑소니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피해자 가족들이 거액의 보상금을 내걸고 범행 목격자 찾기에 나섰다.
지난 12일 오전 1시∼4시30분 사이 경북 울릉군 울릉읍 저동읍 내연발전소 부근도로가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배모(17·고교 2년)군이 뺑소니차에 치어 늑골과 오른팔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사고발생 5일이 지나도록 용의자가 검거되지 않자 배군의 부모는 보상금 3천만원을 제시하고 사건 목격자나 제보자를 찾고 있다.
배군의 아버지(47·수산업)씨는 “주민이 1만명 내외인 울릉도에서 뺑소니 범인을 반드시 붙잡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형편이 넉넉해서 보상금을 많이 내건 것이 아니라 뺑소니범을 반드시 붙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울릉도에서 보기드문 뺑소니 사고로 거액의 보상금까지 내걸린 사실이 주민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이는 울릉도가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뺑소니범의 도주가 지극히 제한적이어서 쉽게 잡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고를 수사중인 울릉경찰서는 울릉군내에 등록된 차량 3천160여대를 검색하는 한편, 육지로 나가는 차량들을 상대로 사고 관련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배군의 옷에서 발견된 타이어 흔적과 페인트 등을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하고 주민들이 제보한 2대의 차량을 대상으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울릉도에서 뺑소니사고가 발생한 것은 1997년 김모씨가 교통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피해자 초등생이 숨지자 자수한 것을 시작으로 작년에 경미한 뺑소니 사고 직후 용의자가 검거된 사건 등 이번이 3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