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배기량을 2400cc로 낮춘 그랜저를 전격 출시함에 따라 르노삼성자동차에 비상이 걸렸다. ‘그랜저 2.4’가 누가 봐도 르노삼성의 주력 모델인 ‘SM7 2.3’을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지난 15일 출시한 2400cc급 그랜저가 경쟁차종인 르노삼성의 2300cc급 SM7에 비해 배기량은 높은 반면 가격은 낮게 책정됐다. 이에 따라 ‘그랜저 2.4’가 ‘SM7 2.3’ 수요를 크게 잠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랜저 2.4’의 기본가격은 2천513만원으로 기존 ‘그랜저 2.7’에 비해 100만원 낮을 뿐만 아니라 경쟁차인 ‘SM7 2.3’의 2천630만원에 비해선 115만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기량은 앞서면서도 가격이 낮은 셈이다.
국내 준(準)대형차 시장에서 현재 현대차의 그랜저와 르노삼성의 SM7 등이 경쟁하고 있으며, 전체 판매대수에선 그랜저가 SM7을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그랜저는 ▲2.7 모델 7만5천188대, ▲3.3 모델 8천623대, ▲3.8 모델 1천50대 등 총 8만4천861대를 팔았다. 이에 비해 SM7은 ▲2.3 모델 1만3천917대, ▲3.5 모델 3천456대 등 1만7천373대를 판매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랜저나 SM7 모두 배기량이 가장 낮은 차량이 많이 팔렸다. 따라서 현대차가 그랜저의 배기량을 주력인 2700cc에서 2400cc 낮춰 잡은 것은 르노삼성의 주력인 ‘SM7 2.3’을 주타켓으로 설정했음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SM7과 그랜저가 경쟁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SM7 2.3 엔진은 6기통이고, 그랜저 2.4는 4기통인 만큼 소비자가 느끼는 세그먼트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따라서 “SM7을 구입하려던 고객들이 가격과 배기량만 보고 ‘그랜저 2.4’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그랜저 2.4’의 경우엔 오히려 ‘SM7 2.3’ 보다는 현대차의 쏘나타 상위급 모델을 잠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랜저 2.4는 지난해 1만4천대 가까이 팔린 SM7 2.3 수요의 상당부분을 잠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예컨대 그랜저가 XG에서 TG로 교체되면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난데다, ‘그랜저’의 브랜드 파워까지 감안할 경우 ‘그랜저 2.4’ 의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차 '그랜저 Q240'>
2,400cc급 직렬 4기통 세타엔진 장착으로 알루미늄 엔진 블록과 가변식 흡기밸브 시스템(CVVT)을 통해 국내 동급 최상의 연비(10.4km/ℓ, 자동변속기 기준)를 실현했다.
기본사양으로 고속주행 시 바람에 의한 소음을 줄여주는 차음글래스, 버튼만으로 요추받침 장치가 전동식으로 조절되는 운전석 파워시트, 풋 파킹브레이크가 장착됐다.
가격은 기본형 2천513만원, 디럭스 2천68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