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가 처음 운행되던 날을 잊을 수 없어요”
23년 전 시내버스가 처음 마을을 운행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해마다 마을안녕과 운전기사의 안전운행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는 한 시골 마을이 있다.
충북 영동의 작은 시골 마을인 심천면 길현리 주민들은 지난 1985년 1월16일 시내버스 노선이 처음 개통된 날을 기념하기 위해 23년 째 기원제를 올리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버스개통 23주년을 맞은 지난 26일에도 술과 떡을 정성껏 마련해 제를 올렸다.
박충규 이장(58)는 “대중교통 수단이 전혀 없던 마을에 처음 버스가 들어 왔을 때 얼마나 기쁘고 감사했는지 모른다”며 “이 기쁜날을 잊을 수 없어 이날을 주민 모두 어울리는 날로 정했다”고 말했다.
버스가 다니기 전까지만 해도 이 마을에는 대중교통 수단이 없어 주민들은 작은 볼일을 보러 읍내에 나가려면 보통 1시간 이상을 걸어 버스를 타야 할 정도로 큰 불편을 겪었다.
버스 개통 23년이 지난 현재 이 마을에는 하루 5대의 버스가 운행 중이다.
주민들은 ‘마을의 발’역할을 하는 버스운전기사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는다.
이장 부인인 김인규씨는 3년 째 이른 새벽에 나와 첫차를 운행하는 운전기사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손수 타주는 등 그 동안의 노고와 안전 운행을 당부하고 있다.
김씨는 “주민을 위해 고생하는 운전기사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라며 “버스 개통일에 제를 올리고 커피를 대접하는 일은 이제 마을 전통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