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연휴가 사흘 밖에 되지 않은 가운데 택배업체들은 귀향 대신 고향에 선물을 보내려는 실속형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설 특수를 선점하기 위한 대대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택배, 한진, 대한통운, CJ GLS 등 대형 택배업체들은 종합비상상황실을 가동하고 인력 및 차량을 일찌감치 설 특별수송시스템으로 재배치하면서 설 특수에 대비하고 있다.
올해 설날 당일 국내에서 배송되는 하루 물동량은 지난해의 196만상자 보다 19% 증가한 233만 상자, 설 특송기간 전체로는 지난해 2천949만 상자에서 560만 상자가 늘어난 3천509만 상자에 이를 것으로 택배업계는 추산했다.
현대택배는 오는 29일부터 물량이 크게 늘어 설 1주일 전에는 취급물량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오는 29일부터 내달 15일까지를 24시간 종합비상상황실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대택배는 이 기간에 2천여대의 차량을 추가 투입하고 터미널 분류인력을 50% 추가 배치하며 콜센터에도 70% 늘어난 상담 인력을 투입해 고객의 요청에 신속히 대처하기로했다. 본사 사무직 직원 600여명도 현장에 투입된다.
평소 현대택배의 1일 처리량은 39만 상자지만 29일부터 본격적으로 나오는 설 특송기간 평균 물량은 평소보다 26% 증가한 49만 상자를 예상하고 있으며, 2월 5일을 기점으로 2월 15일까지 40% 이상 큰 폭으로 물량이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1일 최고 처리량은 지난해 추석에 현대택배가 기록한 58만 상자로 올해 설 특송기간에는 7만상자가 증가한 65만 상자에 달할 것으로 현대택배는 기대했다.
한진은 설 특수가 시작되는 내달 7일부터 10일까지 1일 평균 37만 상자를 처리하고, 물량 집중이 본격화되는 12일부터 15일까지는 1일 평균 50만상자에서 최고 56만 상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진은 설 연휴가 낀 2월 한달 동안 예년보다 35%가 늘어난 총 860만 상자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설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한진은 설 특송 기간에 기존 3천200대와 900여대의 임시 차량을 투입하고 전국 터미널에 현장 분류작업 인원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대한통운은 내달 5일부터 16일까지 2주간을 설 특수기로 잡고 물량급증에 따른 준비에 돌입했다. 올해는 선물 물량이 지난해보다 30-50% 늘어날 전망인데다 연휴기간까지 짧아 신속한 배송에 신경을 쓰고 있다.
대한통운은 올해 초 출시한 365택배 서비스를 통해 휴일에도 택배 배송이 가능해짐에 따라 물량이 집중되는 설 연휴 한주 전에 250만상자 가까이 물량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대한통운은 대전 제2 메인 허브터미널과 수도권 및 권역별 서브터미널 등의 분류 시설을 정비하고 3천여대의 택배차량을 정비해 신속한 배송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근 합병을 준비 중인 CJ GLS와 HTH도 다음주부터 '설 특수 운영 전담반'을 운영한다.
CJ GLS 택배사업본부 전 임직원은 휴일에도 정상근무를 하며 내근 직원들은 이 기간 배송 지원에 나선다.
특히 이 기간에는 평상시보다 물량이 최대 50% 이상 폭주를 하기 때문에 전국 터미널을 운행하는 11t 차량도 15% 정도 늘리고 터미널에서 선물을 분류하는 배송 보조원도 10% 정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CJ GLS와 HTH 전국 70여개 터미널의 분류 용량을 최대한 늘리고, 간선차량의 운행 구간도 조정하며 전국 700여개 영업소의 4천여대의 차량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과일이나 생선, 정육 등 부패 가능한 택배 선물의 보관을 위해 냉동 냉장 보관소를 설치했으며, 도로가 밀릴 경우 출발 시간을 1시간 앞당겨 정시 배송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올 설 연휴가 사흘로 예년에 비해 짧고 주거래처인 유통업계가 따뜻한 겨울 날씨로 정기 세일 실적이 저조해지자 설 선물 예약 판매를 예년보다 보름 정도 앞당겼다"면서 "이 때문에 선물을 배송하는 택배업체들도 이번 설 특수가 지난해보다 일찍 시작될 것으로 예측해 준비에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