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손해보험업계가 각각 작성한 교통사고 발생 통계가 4배 가까이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교통사고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하고 있지만 손보사들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며 경찰 통계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7일 경찰청이 발간한 `2006년판 교통사고 통계'상 지난해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1만4천171건으로 전년보다 3% 감소했다. 또 교통사고 부상자는 34만2천233명으로 1.4% 줄었다.

반면 보험개발원과 15개 손해보험사의 자료 등을 기준으로 한 보험 통계(자동차 의무보험인 대인배상Ⅰ 가입자 기준)상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작년에 80만7천62건으로 8.8% 증가했으며 경찰 통계보다도 3.8배나 많은 수준이다.

또 부상자도 9.4% 늘어난 122만9천232명으로 경찰 통계보다 88만6천999명이 많다.

이처럼 경찰 통계와 보험 통계가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사망이나 뺑소니 사고, 신호 위반 등 10대 중과실 사고를 제외하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자동차보험에 가입해 있으면 공소권(형사 책임)이 없는 사고는 경찰 신고나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관행 때문이다.

대신 보험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아 손해보험업계가 집계한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월등히 많다는 것이다.

손해보험업계는 이런 관행을 이용해 사고를 고의로 일으켜 보험금을 타는 보험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주장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경찰 신고나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허점을 이용한 보험 범죄가 많고 결국 보험금 누수로 이어지고 있다"며 "경찰 입장에서는 인력이 부족해 모든 사고를 조사하기는 힘든 실정이지만 전치 3주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사고에 한해 적극 조사한다면 보험 사기를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