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뒤에는 부산에서 열차를 타고 북한을 거쳐 중국 러시아를 통해 유럽여행을 할 수 있을까.
'철(鐵)의 실크로드'로 불리는 아시아횡단철도(TARㆍTrans-Asian Railway Network) 노선이 구상된 지 40여 년만에 확정돼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41개국 교통 장ㆍ차관들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아시아ㆍ태평양경제 사회이사회(UN ESCAP) 교통 장관회의'에서 아시아횡단철도 협정안을 만들어 10일 발표했다.
이번 협정은 총 8만1천㎞의 아시아횡단 철도망을 구성하는 아시아 역내 및 인접국가 28개국을 협정 당사국으로 하는 다자간 국제조약으로서, 8개국 이상 정부가 국내 비준 절차를 거쳐 가입하면 90일 이후부터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
우리 나라는 도라산~부산 구간 등 총 929㎞의 기존 철도 노선을 TAR 국제철도 노선으로 반영했으며, 이날 추병직 건교부 장관이 정부를 대표해 협정서에 서명했다.
TAR 연결노선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만주횡단철도(TMR) 몽골 횡단철도(TMGR) 남북횡단철도(TKR) 등을 연결해 아시아 대륙 28개국을 지나는 총연장 8만1천㎞에 이른다.
TAR 연결은 1960년대부터 유엔 ESCAP 차원에서 사업 추진이 논의됐지만 70년대 논의가 중단됐다가 90년대 초반 추진이 재개됐다.
이번 협정안에는 아시아횡단철도 노선과 협정효력 등을 담고 있으며 사업은 1단계 노선과 기술표준 확정, 2단계 통관간소화, 3단계 운행협정, 4단계 운행으로 나뉘어 추진된다.
횡단철도가 개설되면 부산~모스크바 총거리가 현행 해상운송시 2만3천㎞에서 1만㎞로 줄어들고 운송시간도 단축돼 아시아 각국에 물류혁신이 이뤄지게 된다. 또 관광열차 운행 등으로 경제적인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전망이다.
이번에 확정된 노선은 28개국을 통과하는 북부ㆍ남부ㆍ아세안ㆍ남북노선 등 4개 노선으로 나뉜다. 북부노선은 한반도~러시아~중국~몽골~카자흐스탄, 남부노선은 중국 남부~미얀마~인도~이란~터키, 아세안노선은 아세안 국가와 인도차이나 지역 국가, 남북노선은 북유럽~러시아~중앙아시아~페르시아만 지역 등이다.
우리나라 통과 구간은 도라산~부산(497.4㎞) 주노선과 대전~목포(252.6㎞), 익산~광양항(179.0㎞) 등 분기노선 등으로 이뤄져 있고 다시 북한을 경유하는 TKR를 통해 TAR에 연결된다.
아시아 횡단철도는 이번에 각국이 협정을 체결하면서 국가간 법적효력을 갖게 되는 등 새로운 전기를 맞아 추진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철로 궤도 폭, 선로 시설 개량, 국가간 기존 철도 노선연결 등에 대한 세부적인 문제 들은 계속 논의된다.
건설교통부는 북한이 이번에는 내부사정 등으로 불참했지만 지난해와 올해초 대륙간 횡단철도 실무회의에 참석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추진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