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기아차 멤버십 카드발급..정비업계 지각변동 예고
자동차 정비업계에 일대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ㆍ기아차그룹이 자동차 정비의 개념을 근본부터 뒤바꿀 ‘멤버십 카드’ 발급을 11월 중순부터 시작하고, 카젠이나 카포스 등 기존 업체들도 이에 맞서 신개념 서비스를 내놓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그룹이 자동차 정비 등 ‘애프터 마켓’에 대한 본격 공략을 준비 중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이 달 중순부터 신차 구입고객에게 ‘멤버십 카드’를 발급, 자동차의 운행 및 주유ㆍ정비 관련 정보를 파악한 뒤 정기 차량 진단 및 정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기존 무상보증 기간과 상관없이 회원 차량에 대해서는 매년 1회씩 무상 정기점검 서비스도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는 멤버십 카드를 단계적으로 기존 고객에게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멤버십 카드가 보급되면 정비의 무게 중심이 ‘사후 정비’에서 ‘사전 정비’로 넘어가게 된다. 자동차에 이상이 생긴 뒤 고치는 게 아니라, 멤버십 카드로 운행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가 적극적으로 차량 점검과 소모품 교체를 유도해 차량 고장을 사전 예방한다.
현대ㆍ기아차는 이에 앞서 기존 정비시스템도 ‘찾아가는 비포 서비스’로 바꿨다. 올해 연말까지 연인원 기준으로 7천여명을 투입, 휴가철이나 명절 등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했던 무상 순회점검 서비스와 오너 정비교실 등을 연중으로 확대했다.
최근 경정비업계의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카젠(www.carzen.co.kr)은 국내 최초로 ‘선불 정비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일정액을 미리 내면 매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할 정비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카젠 체인을 운영하는 씨에스플러스의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연평균 주행거리가 1만㎞ 내외인 차량의 경우 3만원 가량을 미리 내면 시중에서는 10만5천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는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KT와 함께 차량관리 전산시스템도 구축해 운행거리와 운전습관에 따라 정비서비스를 받아야 할 때를 미리미리 고객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알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약 1만5천개로 추정되는 전국 카센터 업주들의 모임인 한국자동차부분정비연합회는 자신들이 만든 카센터 브랜드인 ‘카포스’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 불만을 접수하는 통합 콜센터의 본격 운영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정비업계 지각변동 움직임은 자동차 ‘애프터 마켓’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자동차 보험 및 할부금융, 주유, 액세서리, 중고차 거래를 망라하는 ‘애프터 마켓’의 규모는 신차 시장의 5배인 100조원으로 추정된다.
각 업체들은 신개념 정비 서비스를 통해 확보하는 고객 정보를 토대로 사업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