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관세 즉시철폐 대상에 미포함…세제 개편문제와 연계할듯
지난 27일 끝난 한미 FTA 4차 협상에서 우리나라는 공산품의 관세 철폐 분야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냈지만 자동차가 빠져 있어 앞으로 관심은 미국의 자동차 시장 개방에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공산품의 양허안을 두번 제출했으나 협상 첫날 우리가 1차 수정안을 거부하면서 상품 분과 협상이 중단되자 바로 다음날, 2차 수정안을 내 1천여 개 품목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품목 수를 기준으로 우리는 80%, 미국은 77%의 공산품이 관세 즉시 철폐로 분류됐다. 교역 금액으로는 우리가 75% 미국은 60%에 이른다.
하지만 미국은 우리 대미 수출의 1/4을 차지하는 자동차를 즉시 철폐 대상에 넣지 않았다. 자동차 평균 관세율은 2.5%, 픽업트럭은 20%인데 이 품목의 개방을 우리나라의 자동차 세제 개편 문제와 연계하겠다는 의도다.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는 "미국 자동차가 한국에서 8%의 관세를 물어야 할뿐아니라 차별적 세제나 표준, 인증 등 다른 장벽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비관세 장벽에 관한 제안을 했고 한국의 긍정적인 대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미국 측 요구대로 자동차 표준 작업반을 설치하는 데 합의해 주고 미국의 자동차 관세 철폐를 압박할 계획이지만 자동차 세제는 개편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원칙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훈 한국 수석대표는 "우리는 시장접근을 요구하는 것이고 미국은 차별적인요소 제거를 주장하는 것이나 자동차는 자동차문제로 풀어가는게 좋다"며 "우리는 또 중간단계 즉 3년, 5년, 10년 내에 관세를 철폐하기로 한 1천500개 품목에 대해서도 개방을 최대한 앞당기는 쪽으로 미국을 설득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4차 협상은 공산품의 관세 철폐 협상에서 진전을 이뤄 핵심쟁점 타결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우리의 당초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 양측은 12월 5차 협상에 앞서 상품 분야의 2차 양허안을 교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