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가 2000년부터 추진해 온 모노레일 건설계획을 백지화하기로 했다.
맹정주 강남구청장은 지난 26일 대치동 대치문화센터에서 열린 주민과의 대화에서 "모노레일 건설사업은 경제성도 없고 노선도 적절치 않아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며 사업 포기를 선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의 모노레일 건설사업은 전임 권문용 구청장의 역점사업으로 학여울역을 출발, 영동대로를 거쳐 신사역에 이르는 6.7㎞ 구간에 모두 10개 역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총사업비는 2천억원이며 정부와 서울시가 800억원을, 나머지를 민자유치 방식으로 강남모노레일㈜이 부담할 예정이었다.
강남구는 2009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2004년 말레이시아의 교통 기업인 엠트랜스(MTrans).경남기업과 합작해 강남모노레일㈜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엠트랜스가 16억원, 강남구가 7억원, 경남기업이 5억원 정도씩 투자해 자본금 28억7천500만원으로 출발했다. 지금까지 설계비용 등으로 30억원가량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가 공동 투자자와의 협의없이 사업 백지화를 선언함으로써 지금까지 투입된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할지를 놓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강남모노레일㈜ 협약서에는 사업당사자가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할 경우 비용을 배상토록 하는 규정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맹 청장이 사업 백지화 선언을 한 것은 주민의 반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모노레일이 출발하기로 예정된 학여울역 인근 쌍용.우성 아파트 주민들은 모노레일이 건설되면 도로 중앙의 녹지대가 사라지고 도시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건설 기간 중 소음.분진 등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건설에 적극 반대해 왔다.